2026년 07월 10일(금)

삼성전자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 닛케이, 80년대 日 반도체 몰락 재연 경고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삼성전자에 일본 언론이 "과거 일본이 겪었던 통상 압박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 달성의 배경에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가격 상승이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이 같은 호실적이 오히려 한국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닛케이는 먼저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메모리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거론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의 모습. 2026.7.7/뉴스1


이어 메모리 부족에 처한 일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의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한국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합산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통상 문제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메모리 기업의 독점을 문제 삼아 미국 내 생산 확대나 추가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1980년대 미국이 미·일 반도체협정과 환율·통상 압박으로 세계 메모리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무너뜨렸던 역사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매체는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일본 기업들이 투자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가 시장 1위 탈환 의지를 내비쳤다. 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낸드플래시는 우리가 발명했지만 현재는 세계 1위가 아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1위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에 위치한 키옥시아 욧카이치 반도체 제조 공장 / GettyimagesKorea


하지만 일본 언론은 이 목표 달성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케이신문은 키옥시아가 2028년까지 총 1조4100억엔(한화 약 13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연평균 투자 규모가 과거 최대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닛케이 역시 "일본 시총으로 선두권에 올랐다고 해도 한국 삼성,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4배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자랑한다. 미국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과의 관계 강화와 첨단기술 개발, 과감한 설비투자 등 키옥시아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