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48)이 완치법이 없는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절대 죽지 않겠다(Don't Die)'는 목표 아래 노화 방지 실험을 계속해온 그에게 찾아온 이번 진단은 극단적 건강 관리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존슨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다. 내 위가 자신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피플, CNA 등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존슨이 진단받은 질환은 자가면역위염(Autoimmune Gastritis·AIG)이다.
존슨은 지난 5월 몇 달간의 검사를 거쳐 이 병을 진단받았다. 그는 오랜 기간 체내 철 저장 단백질인 페리틴 수치가 낮게 나타났으며, 식단 조절과 철분 보충제 복용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위 조직검사에서 자가면역위염 초기 소견이 확인됐다.
자가면역위염은 면역체계가 위 점막의 산 분비 세포를 공격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위산 분비와 영양소 흡수에 영향을 미치며, 철분·비타민 B12 결핍, 빈혈, 신경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위 신경내분비종양이나 위암 위험과도 관련이 있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존슨은 "현재 의학 기준에서는 자가면역위염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질환으로 본다"며 "우리 팀은 이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페리틴, 철분, 비타민 B12, 펩시노젠 비율, 가스트린, 크로모그라닌A 등을 정기적으로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또 추가 조직검사와 사이토킨 분석, T세포 하위군 분석 등을 통해 면역 반응 경로를 확인할 계획이다.
그는 질환 진행 양상에 따라 JAK/STAT, IL-17, 조절 T세포, 공학적 세포치료, AI 설계 항체 등 실험적 접근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자가면역위염에 승인된 완치법은 없다"고 인정했다.
존슨은 온라인에서 제기된 몇 가지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고기를 먹으면 낫는다', '햇빛이 치료법이다', '현재 식단이 원인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이런 설명은 가능성이 작다"며 자가면역위염이 단순히 특정 음식 섭취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어린 시절 설탕이 많은 시리얼과 탄산음료,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었고, 젊은 시절 사업과 육아 스트레스 속에서 건강이 나빠졌다고 회고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특정 식습관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존슨은 결제 처리 업체 브레인트리 벤모를 2013년 페이팔에 8억 달러에 매각한 뒤 노화 방지 프로젝트 '블루프린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왔다. 그는 연간 약 200만 달러를 들여 의료진과 함께 수면, 식단, 운동, 혈액 수치, 장기 기능 등을 정밀하게 관리해왔다.
그는 자신의 심장, 폐, 피부 등 신체 기능이 실제 나이보다 젊다는 식의 주장을 해 주목받았다. 2023년에는 노화 방지 목적의 실험으로 당시 10대였던 아들의 혈장을 수혈받았으나 이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며 해당 방식을 중단했다.
존슨의 실험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돈트 다이: 영원히 살고 싶은 남자'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다큐멘터리는 그가 자신의 몸과 재산을 걸고 노화를 늦추려는 과정을 다뤘다.
이번 진단 공개 이후 외신들은 '죽지 않기'를 내세운 존슨의 프로젝트가 또 한 번 논쟁의 중심에 섰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극단적 건강 관리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과도한 검사와 실험적 치료가 대중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존슨은 "증상이 없다는 것이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누구에게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건강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자가면역위염 치료 시도와 경과를 계속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