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금)

양형 이유 쓰고 형량 검토까지... 대법원, '판사용 AI 비서' 만든다

대법원이 10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AI 기반 양형 지원 플랫폼'을 개발한다. 이 시스템은 2028년부터 전국 형사재판에 투입돼 판사의 업무를 보조하게 된다.


지난 6일 조선비즈는 법조계 말을 빌려 대법원이 조만간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목표는 양형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해 판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


새로 도입되는 AI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먼저 생성형 AI를 활용한 양형 이유 초안 작성 지원이다.


판사가 사건에 적용할 양형 인자를 선택하고 사건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양형 이유 초안을 작성한다. 자주 사용하는 양형 인자 조합은 사건 유형별로 미리 저장해 불러올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두 번째는 판결문 초안 검토 기능이다. AI는 판결문 초안에서 형종, 형량, 죄명, 부수처분 등을 추출한 뒤 적용 법조를 확인한다. 이어 선고형이 처단형과 권고형 범위 내에 있는지 검토한다. 신상 정보 공개명령이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같은 부수처분이 누락됐다면 이 사실도 알려준다.


세 번째는 유사 양형 판결문 검색 기능이다. 판사가 '음주 후 사고를 내고 도주'처럼 사건 내용을 대화하듯 입력하면 AI가 관련 판결문을 찾아준다. 검색 결과는 선고에 영향을 준 불리한 점과 유리한 점을 중심으로 요약되며, 비슷한 사건의 선고형을 그래프로 시각화해 보여준다.


대법원은 이 시스템 구현을 위해 법원 내부 데이터를 활용한 양형 특화 LLM을 별도로 구축한다. 법원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아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최소화하고, 검색증강생성(RAG) 기술로 답변의 근거와 출처를 함께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AI 도입의 배경에는 형사 재판 사건의 급증이 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1심 형사 합의부 사건 수는 2020년 1만5050건에서 2025년 2만5922건으로 5년 새 72% 증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같은 기간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176.5일에서 206.5일로 늘어났다. 양형기준 대상 범죄가 7개에서 48개로 확대되면서 선고 사건 데이터 입력 업무의 부담도 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매체에 "AI 기반 양형 지원 플랫폼이 도입되면 판사의 판결문 작성과 양형기준 검토에 드는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만큼 사건 심리에 더 집중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