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하림이 배재고 지역 비하 논란과 관련해 학교 앞에 늘어선 근조화환 행렬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6일 하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꽃으로 하는 고약한 짓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최근 배재고등학교 앞에 설치된 근조화환들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언젠가부터 정치적 공격을 근조화환으로 하는 기괴한 문화가 생겼다"며 "죽음을 연상시켜 받는 이의 기분을 망치겠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지적했다.
하림은 화환의 리본들을 '오프라인 댓글'에 비유하며 "며칠 사이 배재고등학교에 이러한 화환들이 늘어서 있다고 한다"며 "누가 아이들의 학교 앞에까지 근조화환을 보내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순수한 애도의 자리에 쓰이던 '근조'라는 엄숙한 단어가 어떻게 오늘날 살아있는 이를 조롱하는 단어로 타락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림은 정치적 이슈에 편승하려 보내는 응원의 화환 역시 문제라고 지적하며 "꽃은 누군가를 때리는 데 쓰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림은 특히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누가 무슨 잘못을 했든 간에, 그 혐오의 잔재 사이를 뚫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겠는가"라며 "다 무섭고 다 싫고 다 밉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세상은 원래 이렇게 서로를 미워하는 곳이라고 아이들이 무의식중에 학습하게 될까 두렵다"며 "극단주의는 이렇듯 일상에 스며든 혐오의 감정이 만들어낸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거리에 가득 찬 조화는 결국 우리 사회의 감정이 그만큼 메말라가고 있다는 서글픈 증거다"라며 "타인을 해치기 위해 무기화된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림은 "우리마저 이 혐오의 방식에 익숙해지기 전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최소한의 품격을 회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시작됐다.
배재고 일부 학생선수들이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지역 비하와 5·18 민주화운동 조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배재고 야구부는 6일 광주제일고를 찾아 공식으로 사과했으며, 배재고 방문단과 광주제일고 학생들은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