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영주권을 신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본어 능력과 생활 적응 교육 이수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본어 실력뿐 아니라 쓰레기 분리배출, 지역사회 예절, 재난 대응 등 일본 생활에 필요한 기본 교육 이력을 영주권 심사에 반영하는 것이 골자다.
6일(현지 시간) 일본 매체 소라뉴스24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외국인 주민의 사회 통합과 영주권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새로운 정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법무성 정무관 후쿠야마 마나부가 이끄는 출입국재류관리청 특별 프로젝트팀이 마련했다.
보고서는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및 일본 생활 학습 프로그램(Japanese Language and Lifestyle Learning Programme)'을 도입하고, 영주권 취득을 위해 해당 프로그램 이수를 사실상 필수 요건으로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귀화 심사에도 교육 이수 기록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제안에 따르면 영주권 신청자는 기존에 요구되던 거주 기간, 안정적인 소득, 세금 납부 등의 요건과 더불어 해당 교육 프로그램도 이수해야 한다.
또한 일본 입국 전부터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입국 이후에도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학습 이력과 참여 기록을 향후 영주권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교육 내용은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과 지역사회 예절, 재난 대비 요령, 행정 절차 등 일본에서 실제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정보로 구성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 등 다수 국가는 이미 국가 단위의 이민자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반면 일본은 지금까지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통합 교육 시스템이 없어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관련 역할을 상당 부분 담당해왔다.
일부 지자체는 출산·육아 교육 등을 포함한 생활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는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지역별로 분산되어 있던 교육 프로그램을 영주권 신청자를 위한 전국 공통 기준으로 표준화하고, 보다 일관된 사회 통합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요구되는 일본어 능력 수준과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과거 비자 제도 개편 당시 일본어능력시험(JLPT) N2 수준이 기준으로 언급된 바 있어, 영주권 신청에도 유사한 수준의 일본어 능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영주권은 일반 체류자격과 달리 체류 기간에 제한이 없는 자격으로, 일정 기간마다 재류카드만 갱신하면 된다.
반면 일반 비자 소지자는 체류 자격을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면 영주권 신청자에게 요구되는 일본어 수준이 다른 체류 자격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제도는 일본 내 외국인 주민 증가에 대응해 사회 통합 기준을 체계화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일본의 외국인 거주자는 2025년 말 기준 412만5395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2027회계연도까지 프로그램 운영 지침과 참여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뒤, 2028회계연도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