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6일(월)

장항준 "600만 '왕과 사는 남자' 처음엔 거절했다"

장항준 감독이 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 거절했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지난 3일 KBS2 '옥탑방 문제아들'에 출연한 장항준 감독은 대표작의 탄생 비화를 솔직하게 공개했다.


방송에서 장항준 감독은 라이벌에 대한 질문을 받자 "태생적으로 경쟁을 싫어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때 장진 감독과 장규성 감독이 라이벌이었다. 장진 감독은 서울예대 동기이면서 예전에 예능 작가로도 활동했다"고 밝혔다.


KBS2 '옥탑방 문제아들'


먼저 성공 가도를 달린 장진 감독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드러냈다. 장항준 감독은 "너무 멀어지니까 처음에는 배가 아팠다"면서도 "그런데 어느 순간 친해지고 싶더라"고 말해 출연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종신은 "600만 관객일 때부터 '보급형 거장'이라고 불렀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에 장항준 감독은 뜻밖의 고백을 이어갔다.


그는 "'왕과 사는 남자'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 거절하려고 했다"며 "제작자가 시나리오를 보내왔는데 내가 하면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털어놨다. 이어 "거절하려고 나간 자리에서 왜 못하는지 이유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당시 거절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장항준 감독은 "당시에는 사극이 흥행하기 어려운 장르였고 투자도 쉽지 않았다"며 "수양대군 이야기는 스펙터클하지만 단종의 폐위와 죽음은 극적인 요소가 부족하고 결말도 이미 알려진 새드엔딩이라 투자받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수정 방향을 제안했고, 제작진은 오히려 "너무 좋다"며 더욱 강하게 설득했다고 한다.


KBS2 '옥탑방 문제아들'


결정적인 전환점은 아내 김은희 작가의 한마디였다. 장항준 감독은 "그래도 다시 거절하려고 집에 와 김은희 작가와 상의했다"며 "'이렇게 고치면 어떨까' 했더니 아내가 '그 정도면 괜찮겠다.


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잘 나가는 작가가 하라니까 바로 고민을 끝냈다"며 웃음을 지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장항준 감독은 "'왕과 사는 남자'가 제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고, 감독으로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주연 배우 유해진의 캐스팅 과정도 흥미로웠다. 장항준 감독은 "유해진은 원래 결정을 굉장히 신중하게 하는 사람이다. 보통 5개월 이상 고민하는 스타일"이라며 "촬영 일정 때문에 조금만 빨리 답을 달라고 했더니 한 달 만에 결정해줬다. 그 정도면 엄청 빠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혹시 나를 믿고 한 것이냐고 했더니 시나리오가 술술 읽혔고 결말의 울림이 좋았다고 하더라"며 "나는 '믿어줘서 고맙다'고 했고, 해진도 '우리 열심히 잘해보자'고 답장을 보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KBS2 '옥탑방 문제아들'


이후 유해진은 '왕과 사는 남자'로 대상을 수상했고, 장항준 감독 역시 흥행 감독 반열에 오르며 서로의 커리어에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