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6일(월)

영하 체온으로 8개월 겨울잠... 북극땅다람쥐, 응급의료 새 해법 될까

북극권에 서식하는 북극땅다람쥐가 영하의 체온을 유지하며 8개월간 겨울잠을 자는 생존 메커니즘이 응급의료 기술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진은 이 동물의 극단적인 대사 저하 원리를 밝혀낸다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극땅다람쥐는 포유류 중 가장 낮은 체온에서 생존 가능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동물은 겨울잠 기간 동안 뇌 온도가 0도, 복부는 영하 2도, 뒷다리는 영하 2.9도까지 떨어진다. 심장 박동과 호흡은 분당 몇 회로 극도로 줄어들지만 약 8개월 동안 음식과 물 섭취 없이 살아간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영국 BBC는 북극땅다람쥐의 특이한 생리학적 특성이 겨울잠 연구의 핵심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겨울잠 원리 규명을 넘어 이를 인간에게 실제 적용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북극땅다람쥐 / pexels


미국 페어뱅크스 알래스카대 연구팀은 50년 이상 북극땅다람쥐를 연구하며 극한의 대사 저하 메커니즘을 분석해왔다. 현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환자 치료에는 얼음이나 약물로 체온을 낮추는 방법이 사용되지만 인체가 떨림 반응으로 체온을 회복하려 해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체온을 인위적으로 낮추기보다 대사를 먼저 늦추면 인체가 자연스럽게 냉각되면서 장기 보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사 속도 조절 기술은 이식용 장기의 보존 기간 연장에도 활용될 수 있다. 병원과 멀리 떨어진 곳의 뇌졸중 환자나 전투 중 부상당한 군인처럼 신속한 치료가 불가능한 응급상황에서 결정적인 시간을 확보해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 육군연구소와 미 국방부가 관련 연구를 지원하는 배경이다.


pexels


연구팀은 겨울잠을 유발하는 핵심 물질로 '아데노신'을 주목했다. 알래스카대 연구팀은 2011년 아데노신과 유사한 구조의 'CHA'를 북극땅다람쥐 뇌에 투여해 겨울잠 유사 상태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발표했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연구팀은 2013년 겨울잠을 자지 않는 일반 쥐에 'CHA'를 투여한 결과 겨울잠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같은 학술지에 공개했다. CHA를 투여받은 쥐의 체온은 약 38도에서 28도로 내려갔으며 심장 박동과 뇌 전기활동이 겨울잠 동물과 유사한 패턴을 나타냈다.


인간 적용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현재 기술은 뇌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야 해서 응급환자에게 사용하기 어렵고 혈액으로 투여하면 혈당 이상이나 심부전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시상하부의 체온 조절 신경회로를 조절해 안전하게 겨울잠 유사 상태를 유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pexels


장기적으로는 우주비행사를 동면 상태로 유지해 장거리 우주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켈리 드루 미국 알래스카대 페어뱅크스 교수는 "동면 상태는 장거리 우주비행에서 식량과 자원 소비를 줄일 뿐 아니라 좁은 우주선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심리적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현재 관련 연구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