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노동계와 정치권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정부의 긴급 개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가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으며 홈플러스는 14일 이내 운영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고용ㄴ 불안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직원은 약 1만2000명이며, 직영·협력업체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약 2만명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협력업체는 4603곳에 달하며, 이 중 약 47%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점업체와 물류업체, 지역 농가 등으로 연쇄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법원 결정 직후 성명을 통해 "남은 시간은 14일뿐이며, 이 기간 안에 운영자금이 마련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로 향하게 된다"며 "이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긴급조치를 통해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수많은 노동자와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몬 MBK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보당도 MBK에 대한 비판에 동참했다. 손솔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바랐던 노동자와 가족들의 염원이 무너졌다"며 "이대로라면 홈플러스는 청산 수순을 밟고 수많은 노동자가 일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솔 수석대변인은 김병주 MBK 회장을 향해 "알짜 자산을 매각하며 수익을 거두면서도 정작 홈플러스를 살릴 자금은 끝내 투입하지 않았다"며 "노동자의 희생 위에 수익만 추구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MBK가 투자한 다른 기업 노동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될 것으로 전망했다.
홈플러스 노조와 고려아연 노조는 앞서 MBK를 공통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노동계는 MBK가 과거 인수 기업에서도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며 고려아연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점포 폐점과 희망퇴직 등이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점포 수가 크게 줄었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을 거치면서 직원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노동계는 MBK가 과거 인수한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에서도 인수 이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며 단기 수익 중심의 투자 방식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