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6일(월)

'홍명보 선임 의혹' 수사, 신속처리 권고에도 9개월 방치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경찰 수사가 내부 기구의 권고마저 외면한 채 장기간 표류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여론의 비난과 정치권 압박이 거세지자 뒤늦게 사건을 상급 기관으로 올려보냈지만, 늑장 수사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5일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2024년 9월 23일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고발 건을 심의한 뒤 서울 종로경찰서에 신속 처리를 권고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때 만들어진 내부 감독 기구로, 변호사와 법학 교수 등 민간 전문가들이 수사의 적법성을 검토한다. 위원회 결정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이번 수사는 2024년 7월 한 시민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 전 이사가 축구협회 정관과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으로 고발하면서 출발했다. 고발인은 일선 경찰서가 계속 결론을 미루자 수사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청구했고, 위원회는 관계자들의 권익 보장을 위해 빠른 수사 종결이 필요하다며 고발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종로경찰서는 수사심의위원회로부터 신속 처리 통보를 받고도 9개월 동안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1일에서야 사안이 중대하다는 명분으로 홍 전 감독 선임 관련 고발 건 8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죨수사대로 일괄 이송했다.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법원에서는 같은 쟁점을 다룬 행정소송 1심 판결이 먼저 선고됐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전 감독이 모두 사퇴하면서 경찰 수사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