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으로 억울하게 유죄를 받았던 망인 40명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으며 다른 희생자들에게는 최대 16억 원의 형사보상금이 결정됐습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4부는 지난달 30일 포고 제2호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았던 고 강열·고예구·김평기·문평화·송경욱 씨 등 망인 40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2건의 재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1947년부터 1948년 사이 포고 제2호 및 법령 제19호 위반, 내란방조, 전신법 위반, 국회의원선거법 위반 등 다양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참혹한 민간인 학살로 이어진 제주 4·3의 혼란 속에서 벌어진 판결이었다.
당시 피고인들은 1948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위해 치러진 5·10 총선거를 반대했거나, 3·1절 기념행사 이후 가두행렬에 동참했다는 이유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령을 받아 전신주를 절단해 통신을 방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도 포함됐다.
교직원 파업에 참여해 학생들의 학업을 중단시키고 5·10 총선거 반대를 결의했다는 혐의를 받은 교사나, '인민공화국 만세'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을 제작해 살포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도 있었다.
이들은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검사의 직권 청구로 재심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이 내려졌을 때 피고인 전원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같은 날 제주지법 형사6부는 다른 제주 4·3 사건 희생자 32명에 대해 최대 16억여 원의 형사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번 보상금 지급은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내려진 재심 판결에 따른 조치다. 이번에 무죄가 확정된 강 씨 등도 향후 이와 유사한 보상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보상 내용을 보면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고 김상호 씨에게 형사보상금 1억 2557만 원과 비용보상 100만 원이 결정됐다.
포고 제2호 위반 혐의의 고 강문택 씨는 1억 7547만 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의 고 이태신 씨는 2억 972만 원을 각각 받게 됐다.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고 김경생 씨에게는 가장 큰 규모인 16억 3912만 원의 형사보상금이 결정됐다.
내란 혐의를 받았던 고 박명환 씨와 고 강인화 씨에게는 각각 2억 885만 원과 3억 1552만 원이, 같은 혐의의 고 임영호 씨에게는 9억 7572만 원의 형사보상금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