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 및 모욕 행위에 반복 노출되면서 심각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근무 중 모욕적 행동을 경험한 교사는 31.8%로 10명 중 3명꼴에 달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 20~50대 초등학교 교사 21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2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해자는 학생이 62.8%(복수응답), 학부모가 52.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심층 인터뷰에서 한 교사는 "학부모들이 젊은 여교사에게 '아이를 안 낳아봐서 모른다'고 하거나 '애 아빠가 많이 화났다'는 말로 몰아붙인다"고 전했다.
다른 교사는 "교사 배 속에 있는 아이만 중요하고 내 아이는 안 중요하냐고 말한 학부모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10년 차 이상의 한 초등학교 부장교사는 "학부모들이 자기가 어렸을 땐 2부제도 하고 한 반에 60명도 앉아 있었는데 지금 교사는 20명만 맡고 방학도 있는데 뭐가 힘드냐고 한다"며 "자기가 뼈 빠지게 일하는 것에 비하면 교사는 힘들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생으로부터 신체 폭력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9년 차 교사는 "한 학생이 친구가 자신을 때렸다고 그러길래 '어떻게?'라고 물었더니 제 뺨을 때리면서 이렇게 맞았다고 했다"며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맞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스스로에게 계속 화가 나고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토로했다.
8년 차 교사는 "나를 때린 아이가 너무 무서웠는데 그 아이를 무서워하는 내가 못마땅해 이중으로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근무 환경은 교사들의 정신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사 대상 초등교사의 38.8%가 우울증 선별검사(PHQ-9)에서 우울증 위험군에 해당하는 10점 이상을 받았다.
이는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일 조사의 위험군 비율(3.4%)보다 약 11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 동안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 교사 12.6%, 남성 교사 11.7%로 일반 성인 여성(4.9%)과 남성(3.9%)보다 2.6~3배 높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위험군 비율도 47.8%로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전국 성인 조사 결과(12.8%)의 3배를 넘어섰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매체에 "망가진 교육 현장이 교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선량한 나머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법 개정과 더불어 이들이 실질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