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특효약 약속에 3천만원 줬지만"... 끝내 돈 못 받고 눈 감은 말기암 환자 비극

신장암 말기 환자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해 가짜 미국산 특효약 구매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편취한 60대 사기범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기 피해자는 결국 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송한도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박 씨는 2023년 10월 암이 폐까지 전이돼 시한부 삶을 살던 신장암 말기 환자 A 씨에게 접근해 거짓말로 재물을 편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박 씨는 A 씨에게 "간암에 걸린 조카가 미국산 특효약 3개월분을 1억원에 사서 복용한 뒤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제 약값이 떨어져 3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며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박 씨에게 3000만 원을 건넸으나 일주일 내로 배송된다던 약은 끝내 오지 않았다.


조사 결과 박 씨에게는 간암에 걸린 조카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특효약을 구할 방도 역시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당한 사실을 인지한 A 씨가 사망 전까지 수차례 환불을 요구했으나 박 씨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암에 걸렸다는 것도 몰랐다"며 스크린 낚시 사업 자금으로 돈을 빌렸을 뿐 약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박 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박 씨는 과거에도 동일한 사기 범죄로 징역 5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송 판사는 "피해자는 절박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피고인에게 거금을 건넸지만, 피고인은 연락을 무시하고 상황을 회피하기만 했다"며 "피해자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