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분 120% 청약에 5292억원...자기자본 11.79% 규모
연결 부채비율 낮아져도 지주사 현금 여력 축소
헝가리 가동률·BNSI 원가 절감 효과 아직 미확인
에코프로가 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에 5292억원을 넣는다.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7115억원의 74.4%다. 지난해 에코프로비엠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 등을 맺어 확보한 8000억원과 비교하면 66.2%에 해당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에서 기존 배정 물량의 120%인 436만6131주를 초과 청약할 예정이다. 취득 예정 금액은 5292억원이다. 에코프로 자기자본의 11.79% 규모다.
PRS로 확보한 유동성, 비엠 출자로 소진
에코프로비엠은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조달 자금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와 헝가리 양극재 공장 투자 등에 쓰인다. 에코프로가 초과청약에 나서면서 최대주주 지분율 방어와 자회사 투자 재원 조달은 동시에 처리된다. 비용은 지주사 별도 재무제표에 먼저 남는다.
출자 여력의 바탕에는 지난해 만든 유동성이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10월 에코프로비엠 지분 637만9680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PRS 계약 등을 통해 8000억원을 확보했다. PRS는 보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고 만기 때 주가 변동분을 정산하는 거래다.
이번 유증 참여로 그룹 연결 재무지표는 개선될 수 있다. 에코프로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올해 3월 말 120.0%에서 유상증자와 투자 계획 반영 후 105.9%로 낮아질 것으로 제시됐다. 차입 대신 자본 확충으로 투자비를 조달하면 이자 부담도 줄어든다.
연결 부채비율 낮아져도 별도 현금은 축소
별도 기준 숫자는 반대로 움직인다. 3월 말 기준 에코프로의 별도 현금성자산은 7115억원이다. 이번 유증 참여금 5292억원을 단순 차감하면 남는 현금성자산은 1823억원이다. 실제 잔액은 영업·투자·재무활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공시상 확인되는 출자 규모만으로도 별도 현금의 상당 부분이 자회사로 이동한다.
신용평가사도 지주사 현금 여력을 부담 요인으로 봤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 지주사의 보유 현금성자산 상당 부분이 소진될 예정인 점은 지주사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평은 더블 레버리지와 순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다소 악화될 것으로 봤다.
유증 발표 직후 주가도 흔들렸다. 에코프로비엠은 1일 6.88%, 에코프로는 12.76% 하락했다. 2일에도 에코프로비엠은 5.43%, 에코프로는 6.56% 더 내렸다. 에코프로 기업가치는 자회사 지분가치와 배당에 크게 묶여 있다. 유증 참여 이후에는 에코프로비엠 지분가치뿐 아니라 지주사 현금 잔액과 PRS 정산 조건도 함께 봐야 하는 구조가 됐다.
남은 숫자는 투자 성과다. 에코프로비엠이 유증 자금을 투입할 인도네시아 BNSI는 니켈 조달 비용 절감과 니켈 판매 수익 확대가 걸린 사업이다. 헝가리 양극재 공장은 유럽 전기차 수요와 가동률이 맞물려 있다. 박정하 iM증권 연구원은 "BNSI 실제 가동 이후 니켈 조달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지, 헝가리 법인의 가동률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 유증 이후 에코프로의 별도 현금성자산 잔액, PRS 계약 만기별 정산 조건, 주가 하락 시 손익 반영 방식은 공시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공장의 가동률과 BNSI 투자에서 발생할 원가 절감 효과도 올해 실적에 반영될 숫자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