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후반기 상임위원장 11개 선출 강행에 맞서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당내에서는 남은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됐으나, 결국 민주당의 법제사법위원회 장악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포석이라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강경 투쟁 방침으로 당론이 모였다.
지난 2일 정점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상태로 원 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며 "앞으로 더 강한 투쟁을 통해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몫으로 남은 7개 상임위원장직 역시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현실론과 강경론이 맞섰지만, 민주당이 법사위를 장악한 의도가 공소취소 특검법 통과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에 의원들이 공감하면서 강경론이 우세를 차지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저희한테 가장 큰 목표는 공소 취소 특검법 저지를 통해서 대통령이라도 재판은 받아야 하고, 재판을 통해서 유무죄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내 관계자 또한 "민주당이 법사위를 가져간 것이 공소취소 때문인 것이 뻔한데 그에 동조해주면 우리가 공범밖에 더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 따르면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출구전략 없이 강력히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는 "의원들이 고생하더라도 이번에는 야당이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며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을 이간질하려는 민주당의 술수"라고 일축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의원직 총사퇴라는 초강경 카드도 거론됐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우리가 왜 들러리로 있어야 하느냐. 초강경 투쟁해야 한다. 우리 정말 배지 다 반납할 생각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했으며, 김소희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국민들이 알게 해야 되는 어떤 액션을 좀 취해야 될 것 같다. 결국 의원직은 전부 내던지는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향후 구체적 투쟁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특정 의원의 이름이 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가 없는 이야기"라며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투쟁 방향에 대해 "오늘 논의되지 않았다.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서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규모 장외 투쟁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장 장외 집회를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얘기는 나왔다"고 전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공소취소 특검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 법사위를 양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더러 나왔다"면서도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상임위원회에는 전혀 협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요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원내 주도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데 따른 부담과 마땅한 출구 전략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의원총회에서는 대여 투쟁 방안 외에 6·3 지방선거 국민 참정권 피해 사태 국정조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야당 주도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끝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남은 7개 상임위원회도 독자적으로 가져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6일부터 7월 임시국회를 가동하기로 해,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