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심해지면서 동물들의 공격성이 높아져 인명 피해가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사고의 대부분이 여름철에 몰려 있으며, 이는 폭염으로 인한 동물의 스트레스 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을 통해 김성경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질병청의 2020∼2024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에 따르면 벌 쏘임 사고는 총 3천664건이 발생했다.
이 중 70.5%에 달하는 사고가 7∼9월 여름철에 집중됐다. 뱀물림 사고 역시 726건이 발생했으며, 날씨가 여전히 더운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미국 브리검 앤 우먼스 병원의 타누짓 데이 교수 연구팀은 2009∼2018년 미국 8개 도시에서 수집된 개 물림 사고 6만9천525건을 분석한 결과, 기온과 자외선, 오존 농도가 높을수록 사고 발생 확률이 증가했다. 중국의 전국 손상감시자료 85만여 건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동물로 인한 손상 위험이 1.57%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에 따르면 고온 노출에 의한 스트레스 반응과 성호르몬의 변화, 오존 등이 도파민 기능에 영향을 미쳐 공격적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단순히 야외 활동이 늘어나서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간접 피해와 함께 직접적인 피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평균 기온 기준으로 역대 가장 더웠던 해는 2024년(14.5도)이었으며, 2025년과 2023년(13.7도)이 뒤를 이었다. 최근 3년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한 해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 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3년 2천818명(추정 사망자 32명)에서 이듬해 3천704명(사망자 34명)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4천460명(사망자 29명)까지 늘어났다.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온열질환자는 427명(사망 2명)이다. 지난달 중순까지 지난해의 1.5배에 달했던 환자 수는 현재 지난해 수준을 밑돌고 있다.
김 교수는 "폭염 대책은 개인행동 수칙만으로는 부족하며, 환경정책과 보건정책을 통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 영역에서는 독거노인, 만성질환자, 농어촌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사전 연락과 방문형 건강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응급실 감시체계도 온열질환뿐 아니라 동물에 의한 사고, 대기질 자료 등과 연계해 지역별 위험지도를 만드는 방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