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중심에 섰던 이재성(34·마인츠05)이 침묵을 깼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임에도 최종전 벤치에 앉아야 했던 그가 처음으로 심경을 전했다.
2일 이재성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월드컵 기간 저와 대표팀을 향해 진심 어린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 승리의 기쁨이 아닌 패배의 아픔을 전해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하루라도 더 오래 이 축제를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큰 욕심이었던 걸까요.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이라 지금은 받아들이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털어놨다.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재성은 "하지만 이 또한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이 오리라 믿는다"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여러분께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A매치 107경기(15골)를 소화한 이재성은 국가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는 선수다. 하지만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에서 62분, 2차전 멕시코전에서 57분 출전하는 데 그쳤다. 32강 진출이 걸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는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가 풀리지 않고 골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도 끝내 이재성을 투입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큰 의문으로 남았다. SNS에서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코칭스태프에게 이재성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LAFC)의 군 복무 관련 발언이 유출된 뒤 벌어진 '인터뷰 보이콧' 해제 시점을 둘러싼 팀 내 갈등설이 불거졌다. 손흥민·이재성 등 고참 선수들이 보이콧 연장을 주장했지만 홍명보 감독이 선수단 인터뷰를 허용하면서 갈등이 커졌고, 결국 두 선수가 남아공전에서 동반 선발 제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남아공전 패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큰 무대에서의 결과는 모든 게 감독의 책임이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들이 제가 판단하고 결정한 것이었다. 잘못 판단하고 결정했으니까 결과가 좋지 않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고만 말했다. 이재성 선발 제외 배경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조별리그 탈락 이후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문을 낭독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귀국길에서도 공항을 인터뷰 없이 빠져나가면서 이재성 선발 제외를 비롯한 남아공전 선발 구성의 진실은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