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조정식 만난 최태원 "AI 속도전...제도도 기업 속도 따라와야"

조정식 국회의장 취임 후 첫 경제계 회동

대한상의서 15대 그룹 경영진과 간담회

로봇·수소 메가특구, RE100 산단 조성 건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에 첨단산업 투자환경 정비를 요청했다. AI와 반도체 경쟁이 속도전으로 전환된 만큼 기업들이 투자 시점과 규제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국회의장-대한상공회의소 경제대도약 간담회' 인사말에서 "기업들은 '안 된다'는 거절보다 '언제 될지 모르겠다'는 불확실성을 더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 뉴스1


이어 "예측 가능한 환경은 단순한 기업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준비를 위한 단단한 기반"이라며 "첨단산업에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이번 간담회는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계와 가진 공식 회동이다. 국회 측에서는 조 의장을 비롯해 이정희 정무수석비서관, 윤상은 정책수석비서관, 장현주 공보소통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이형희 SK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성 김 현대차 사장, 하범종 LG 사장 등 15대 주요 그룹 경영진이 자리했다.


"안 된다"보다 힘든 건 "언제 될지 모른다"


최 회장은 이날 산업 현장의 핵심 과제로 속도를 꼽았다. 그는 "며칠 전에도 속도전이라는 말을 계속 썼다"며 "우리가 그만큼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투자와 인재를 키우는 실행이 늦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 환경이 적시에 같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다음 단계의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이제 중요한 것은 그 경쟁력을 다음 단계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일"이라며 "그 성장은 수치로만 나타나는 외형적 성장이 아니라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와 국민의 더 나은 삶의 질로 이어지는 성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의 역할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그 기회의 과실이 청년 세대와 지역사회로 넓게 확장될 수 있도록 상의 차원에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정석 국회의장(왼쪽)과 최태원 회장(오른쪽)이 손을 맞잡고 있다. / 뉴스1


로봇·수소·RE100 산단...미래 산업 과제 건의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피지컬 AI와 로봇 생태계 육성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공공부문 로봇 도입을 통한 초기 수요 창출, 데이터 인프라 구축, AI·로봇 운영 책임체계 정립 등을 건의했다.


데이터센터 인허가 절차 간소화도 요청했다. AI 산업 확산에 필요한 전력과 데이터 인프라 수요가 커지는 만큼 관련 절차를 줄이고 투자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역 산업 거점을 미래 성장 기반으로 키우기 위한 제안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로봇·수소 분야 메가특구 지정, RE100 산업단지 조성, 관련 규제 해소 등을 건의했다.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 지원도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첨단기술 유출 방지 제도 보완을 건의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적용 범위를 우주·항공·방산 분야 핵심 신소재까지 넓혀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청년 일자리 창출 등 현장과 맞닿은 제도 개선 과제도 함께 논의됐다.


국회와 경제계는 앞으로 경제 현안을 두고 상시 소통하기로 했다. 대한상의는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입법과 정책 논의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의 협력 채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