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령별 축구 대표팀이 잇따른 졸전과 사상 첫 패배 기록을 남기며 위기에 직면했다. 9월 일본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U-23(23세 이하) 대표팀은 최근 태국에서 열린 FIFA 랭킹 106위 키르기스스탄과의 연습 경기에서 0대1로 패했다.
양민혁, 이영준 등 유럽파 5명을 포함한 정예 멤버가 출전했고 후반 상대 선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당한 패배다. 모든 연령대 대표팀을 통틀어 한국 축구가 키르기스스탄에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23 대표팀을 이끄는 이민성 감독은 지난 1월 AFC U-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일본에 0대1로 패한 데 이어 3·4위전에서는 베트남에 승부차기로 무릎을 꿇었다.
베트남전 패배 역시 역대 최초다.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을 상대로 치른 경기에서도 8실점 무득점으로 3패를 기록했다. 경질 여론이 거세게 일었으나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월 "경기력이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아시안게임까지의 연속성을 이유로 유임을 결정했다.
이 같은 부진은 대한축구협회의 부실한 지도자 선임 시스템이 초래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선홍 전 감독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떠난 뒤 U-23 대표 사령탑은 1년간 공석이었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수습에 집중하던 축구협회는 지난 5월 성적 부진으로 소속 팀에서 사퇴했던 이 감독을 충분한 검증 없이 임명했다.
시스템 붕괴는 다른 연령대 대표팀에서도 반복됐다. 1년간 비어 있던 U-20 대표팀 지휘봉은 뚜렷한 성과가 없던 대학 축구팀 출신 이창원 감독에게 돌아갔고, 이 감독 체제의 U-20 대표팀은 20년 만에 중국에 패했다.
17세 이하 대표팀 또한 지난 5월 아시안컵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해 탈락했다. 유소년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일관된 비전을 공유하고 지도자 선임 방식을 장기적 관점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