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성비 맞춰라" 여성 합격자 점수 지운 선관위... 남성 탈락자와 '바꿔치기'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직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자를 바꿔치기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창원지검 형사4부는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경남선관위 소속 50대 과장과 40대 계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1년 7월과 8월에 실시된 제5회 경력경쟁채용 시험에서 면접위원 4명의 최종 평가 결과를 무시하고 합격자 5명을 임의로 선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창원지방검찰청 / 뉴스1


당시 채용 시험에는 지방공무원 23명이 지원해 서류전형을 통과한 18명이 면접 심사를 치렀다. 면접 결과 상위 5명의 최종 합격자가 모두 여성으로 결정되자, 인사 담당자인 두 간부는 "남녀 성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이유로 무단 점수 조작에 나섰다.


조사 결과 이들은 면접위원들이 응시자의 점수를 연필로 가작성해둔 점을 악용했다. 면접위원 4명 중 선관위 내부 소속 위원 2명이 연필로 쓴 채점 기록을 지우개로 지운 뒤, 사인펜으로 점수를 조작해 다시 적어 넣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위권이었던 여성 합격자 2명의 점수는 낮아졌고, 탈락권이던 남성 응시자 2명의 점수는 합격권으로 상향됐다. 내부 위원으로 면접에 직접 참여했던 50대 과장 역시 이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점수 조작 후 마치 정상적인 절차가 진행된 것처럼 허위 합격자 선정 공문까지 기안해 결재를 받았다. 이 조작된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합격자 명단에는 남성 2명이 이름을 올렸고, 원래 합격했어야 할 여성 2명은 억울하게 탈락 통보를 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들의 범행은 공단 내부에서 묻힐 뻔했으나, 2023년 하반기 진행된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전말이 밝혀졌다.


결과를 통보받은 경남선관위는 지난해 4월 해당 간부 2명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후 시민단체의 고발장 제출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었고,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의 기소로 이어지게 됐다. 이번 사건의 파장으로 경남선관위는 지방공무원 대상 경력경쟁채용 제도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점수가 조작되어 부정 합격한 남성 2명은 현재도 경남선관위에 그대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경남선관위 관계자는 "최종합격자 5명 중 점수가 깎였던 여성 2명의 원래 소속 기관에서 선관위 전출을 동의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당시 여성 1명과 남성 2명 등 총 3명만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원 최종 판결에 따라 해당 직원들에 대한 조처를 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기소된 50대 과장과 40대 계장은 다른 지역 선관위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인사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중대 범죄로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문제의 담당자들이 범죄에 상응하는 형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