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할리스코주에서 오토바이 절도 용의자들을 직접 붙잡아 가로등에 결박해두는 정체불명의 자경단원이 등장하면서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할리스코주 라고스 데 모레노 지역에서 지난 13일부터 약 10일에 걸쳐 최소 5명의 남성이 전봇대와 가로등에 덕트 테이프로 묶인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결박된 남성들의 얼굴에는 '도둑(Ratero)'이라는 스페인어 글자가 적혀 있었고, 일부는 고양이 수염 등의 낙서까지 그려진 상태였다. 이 자경단원은 용의자들이 훔친 것으로 보이는 오토바이를 현장에 남겨놓아 이들의 범행을 드러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두 남성이 가로등 기둥에 등을 맞댄 채 테이프로 감겨 있고, 머리 위로 경고 표지판이 걸려 있다. 다른 사진들도 여럿 공유됐는데, 옷이 벗겨진 상태로 묶여 있는 사례도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절도범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응징한 정체불명의 인물을 '멕시코판 배트맨(Mexican Batman)'이라 칭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트맨은 범죄에 맞서는 자경단원을 그린 슈퍼히어로 캐릭터다.
후안 파블로 에르난데스 멕시코 국가안보부 장관은 "결박된 채 발견된 남성들을 피해자로 보고 있으며, 이들을 사적으로 처벌한 자경단원을 검거하기 위한 추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가로등에 묶였던 남성들은 구조 후 부상 치료를 받았다. 다만 이들이 실제 오토바이 절도 혐의로 정식 수사를 받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까지 유력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했으나, 범행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2대를 확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