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9일(월)

신동주, 롯데홀딩스 경영 복귀 또 무산...주총 12전 12패

이사 선임·신동빈 해임·정관 변경안 모두 부결

풀리카·프로젝트L 논란 이후 주주·임직원 신뢰 회복 실패

국내 지분 대부분 매각 뒤 0.01% 재매입...재계 "경영 발목잡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 복귀를 다시 시도했으나 또 무산됐다. 2016년 이후 이어진 주주제안은 이번까지 12차례 모두 부결됐다.


29일 롯데지주와 재계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이 제출한 본인 이사 선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사 해임, 정관 변경 안건이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회사 측이 상정한 안건만 승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 뉴스1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번 주주제안에서 신동빈 회장 취임 이후 그룹 경영 부진과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정관 변경안에는 국내외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 종료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이번에도 신 전 부회장 측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이 2016년부터 매년 경영 복귀를 시도하고 있지만,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제안 안건이 12차례 연속 부결되면서 신동빈 회장 체제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윤사 지분으로도 넘지 못한 벽


신 전 부회장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이사직에서 잇따라 해임됐다. 이후 2016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올리며 경영 복귀를 시도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1.77%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그가 대표를 맡은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8.14%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다만 광윤사 측 지분만으로는 롯데홀딩스 이사회와 주주 구도를 흔들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주총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 내부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점을 결정적 한계로 보고 있다. 단순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넘어, 과거 경영 행위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 준법 논란이 주주와 임직원에게 부담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서비스 대표 재직 당시 이사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풀리카(POOLIKA)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풀리카는 소매점에서 상품 진열 상황을 촬영한 이미지를 데이터화해 마케팅 정보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재판 과정에서는 영상 수집 방식과 임직원 이메일 취득 과정 등을 둘러싼 위법성 문제가 다뤄졌다.


신 전 부회장은 해임 이후 일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본 법원은 해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 판단은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능력과 준법 의식에 대한 롯데 내부 불신을 키운 계기로 거론된다.


프로젝트L 상흔도 여전


2015~2017년 롯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 이른바 "프로젝트L"도 신 전 부회장의 복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재판 과정에서는 신 전 부회장 측이 고(故)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 자문계약을 맺고 롯데그룹을 상대로 한 대응 전략을 논의한 사실이 공개됐다.


해당 계약에는 롯데면세점 특허 취득 방해, 호텔롯데 상장 무산, 롯데그룹 수사 유도, 국적 논란 조장 등 그룹 경영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내부에서는 이 사안을 단순한 경영권 다툼이 아니라 외부 세력과 손잡고 회사를 공격한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신 전 부회장은 국내 롯데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뒤 싱가포르에서 사모펀드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에는 약 4억2천만원을 들여 롯데지주 지분 0.01%를 다시 매입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주주권 행사를 위한 최소 지분 확보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롯데 지분 대부분을 처분한 뒤 최소한의 지분만 다시 확보해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경영 복귀라기보다 사실상 발목잡기로 비칠 수 있다"며 "과거 외부인과 손잡고 회사를 공격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주주와 임직원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