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책과 함께하는 여행이 새로운 휴식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바쁜 일상과 과도한 정보에 지친 현대인들이 온전한 휴식을 찾아 '북케이션'을 선택하면서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인용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여행업계에서 독서 관련 여행 상품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여행사 EF얼티밋브레이크는 틱톡 독서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모은 에밀리 헨리의 소설 '피플 위 미트 온 베케이션'을 테마로 12일간의 크로아티아 여행을 출시했다. 여행자들은 소설 속 인물들이 거쳐간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를 직접 방문하며 작품 속 장면을 체험한다.
소설의 배경지를 찾아가는 문학 기행을 넘어, 독서와 웰니스를 접목한 소규모 힐링 여행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레이크 오스틴 스파 리조트는 독서와 요가, 명상, 작가와의 대화를 포함한 3박4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국의 여성 전용 독서 휴가 커뮤니티 '레이디스 후 릿'은 바베이도스나 스위스 알프스에서 12~14명 규모의 소그룹 여행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여행 내내 편안하게 독서를 즐기고 마지막 날 저녁 한 권의 책을 주제로 토론을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독서 여행에 참여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토미카 브라이언트는 미국 잡지 새터데이이브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됐다"며 "책과 따뜻한 차, 방해받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진정한 치유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호텔업계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독서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객실에 책을 어메니티처럼 배치해 투숙객을 맞이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바니호텔&리조트는 전 세계 44개 지점에 북코너를 마련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점에서는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한 소설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의 고급 부티크호텔 윌리엄스인은 독서 몰입 패키지를 통해 투숙객이 미리 알려준 독서 취향을 바탕으로 지역 독립 서점이 선정한 책들을 객실에 준비해둔다.
전문가들은 북케이션 인기의 배경으로 '디지털 피로감'을 지적한다. 빠른 콘텐츠 소비와 정보 과부하에 지친 여행객들이 독서와 명상, 요가처럼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활동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항공권 가격 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의 2026년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는 여행객의 55%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을 예약했거나 고려 중"이라고 응답했다.
도서 큐레이션 전문 기업 베드사이드리딩의 설립자 제인 우벨-마이어는 "지금의 트렌드는 단순히 이야기의 배경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실제로 책을 온전히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찾아 떠나는 것"이라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끄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책만큼 좋은 동반자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