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Z세대가 정규직 일자리를 포기하고 AI를 활용한 '패시브 인컴(자동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노동 중심의 성공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얻는 방식이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으로 부상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헤럴드경제가 인용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규직 월급만으로는 경제적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느낀 미국인들이 소셜미디어와 AI를 활용해 자동수익 창출에 뛰어드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의 기계공학자 그레그 키오는 출퇴근과 회사생활에 지쳐 새로운 수입원을 모색했다.
그는 대형 먼지 제거 롤러를 직접 설계해 아마존에서 판매했고 제품은 예상 밖의 반응을 얻었다.
그는 현재 월 평균 2시간 정도만 이 사업에 투입하면서 연간 5만~11만5000달러의 순이익을 올린다. 그는 "가장 큰 보상은 돈이 아니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플랫폼 '더브(dub)'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정규직 수입만으로는 재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답했다.
Z세대는 60%가 같은 답을 했다. 뱅크레이트 조사에서는 미국인 4명 중 1명이 본업 외 부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 플랫폼 캐시앱 조사에서도 18~28세 성인의 44%가 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외 별도 수입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수익 창출 방식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소 임대는 기본이고 차량 공유 플랫폼 '투로(Turo)'를 활용한 차량 대여, 보트와 캠핑카, 수영장, 창고 임대 등 개인 자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는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용자들은 챗봇에 수익 아이디어를 묻거나 AI를 활용해 전자책과 영상, 온라인 강의, PDF 자료 등을 제작해 판매한다.
캐나다의 미카엘 트렘블레이는 AI로 몇 분 만에 제작한 PDF 학습 자료를 온라인 플랫폼 '에츠시(Etsy)'에서 판매해 매달 수백 달러를 번다. 그는 AI가 찾아낸 틈새 수요를 공략하면 경쟁이 적은 시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맷 앱소는 자신의 목소리를 AI 음성 플랫폼 '일레븐랩스'에 등록해 오디오북과 영상 내레이션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판매한다. 여러 개의 AI 음성 모델을 운영하며 월 약 3000달러의 수익을 올린다.
일레븐랩스는 2024년부터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라이선스하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1만명 이상의 창작자에게 총 220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몇 년간 "자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며 소비자를 유인한 온라인 사업 모델 여러 건을 제재했다. 일부 업체는 허위 후기와 과장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수백만달러의 피해를 입혔다.
WSJ은 많은 사람들이 고수익을 약속하는 온라인 강의나 컨설팅에 수천달러를 투자했지만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암 투병 중인 애나 로어만은 비누 제작과 양봉, 뉴스레터 발행 등 다양한 부업을 시도했고 AI의 추천을 받아 스페인어 교육 자료까지 제작했지만 1년 동안 거둔 수익은 250달러에 그쳤다. AI는 첫해 7000달러의 수익을 예측했지만 현실은 크게 달랐다.
전문가들은 수익성이 높은 아이디어일수록 경쟁이 빠르게 치열해지고 실제 사업보다 '돈 버는 방법'을 판매하는 강의가 더 수익성이 높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나 온라인 강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