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가 국내 픽업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칠레와 독일 등지에서 무쏘 론칭 및 시승 행사를 열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쏘가 세계 곳곳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무쏘 EV 역시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을 한 것은 물론, 상품성 측면에서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KGM의 '무쏘 EV'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중인 유일한 전동화 픽업 트럭인 무쏘 EV는 디젤과 가솔린이 익숙한 픽업 시장에서 조용한 주행감과 낮은 유지비, 넓은 데크, V2L 기능을 앞세워 전혀 다른 쓰임새를 제안한다.
차를 처음 마주한 순간, 가장 먼저 전면부가 눈길을 끌었다. 수평으로 뻗은 램프는 그릴과 함께 어우러져 픽업의 단단함과 전기 SUV의 세련된 감각을 함께 자아냈다.
옆모습 역시 캐빈과 적재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전체 실루엣이 한 결 부드러운 느낌이다. 덕분에 도심에서도 지나치게 거칠어 보이지 않고, 주말 레저용 차로도 잘 어울렸다.
세련된 디자인은 주행감으로 이어진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차 안은 조용했다. 계기판이 켜지고, 실내에는 전기차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깔린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자, 차체는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픽업의 데크가 있지만, 첫 주행 질감은 전기 SUV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구간에서 무쏘 EV는 매끄럽게 반응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필요한 만큼 힘이 따라왔다. 신호가 바뀐 뒤 출발할 때나 차선을 바꾸며 속도를 올릴 때도 답답함이 적었다.
무쏘 EV는 80.6kWh 배터리와 전기모터를를 탑재했다. 2WD 기준 최고출력은 207마력,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400km다.
숫자만 놓고 보면 강한 성능을 앞세운 전기차는 아닐지 모르지만, 출퇴근길, 도심 우회로, 완만한 오르막을 지날 때 운전자를 긴장시키지 않을 정도의 필요한 힘을 갖췄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승차감이 아닐까 싶다.
보통 픽업트럭을 떠올리면 뒤쪽이 가볍게 튀거나 빈 적재함에서 울림이 올라오는 느낌을 먼저 생각하기 쉬운데, 무쏘 EV는 그런 선입견을 꽤 덜어냈다.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날카롭게 치고 올라오지 않았고, 도심 요철을 지날 때 차체 움직임도 차분했다. 뒤에 데크를 달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게 됐다.
엔진음이 빠진 자리에는 조용한 실내와 낮은 주행 소음이 남았다. 큰 차를 몰고 있다는 부담보다 편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실내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가 이어진 와이드 화면으로 구성됐다. 운전자의 시야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구성이다.
버튼과 메뉴 구성도 어렵지 않아 처음 타도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화려하게 꾸미기보다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편하게 다룰 수 있도록 정돈한 쪽이었다.
2열에 앉아보면 무쏘 EV가 운전자와 적재공간만 생각한 픽업은 아니라는 점이 느껴진다. 등받이 각도와 공간감에서 가족용 차로 쓰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픽업트럭의 2열은 오래 앉기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무쏘 EV는 그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꽤 공을 들였다. 출퇴근뿐 아니라 주말 나들이까지 함께 맡길 수 있는 구성이다.
뒤쪽 데크는 무쏘 EV의 매력을 넓혀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캠핑 장비나 자전거, 작업 공구, 소형 사업용 짐처럼 SUV 트렁크에 넣기 애매한 물건을 부담 없이 실기에 충분해 보였다.
여기에 V2L 기능을 더해 조명이나 전기그릴, 전동공구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캠핑장이나 작업 현장에서 픽업트럭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주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무쏘 EV는 기존 내연기관 픽업과 확실히 다른 경험을 건넬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도 이 차를 다시 보게 만든다. 전기 화물차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구매 단계에서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유지비 계산도 내연기관 픽업과 다르게 가져갈 수 있다.
충전 비용과 자동차세 혜택까지 고려하면 출퇴근과 업무용 운행이 잦은 소비자에게 꽤 매력적인 조건이다.
무쏘 EV는 가장 거친 픽업을 원하는 사람보다, 자주 쓰고 편하게 탈 수 있는 픽업을 찾는 사람에게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평일에는 조용한 전기차로 달리고, 주말에는 데크에 장비를 싣고 떠날 수 있다. 필요할 때는 업무용 짐을 옮기고, 야외에서는 전원 공급 장치처럼 활용할 수 있다.
조용하게 달리고, 넉넉하게 싣고, 필요할 때 전기를 꺼내 쓰는 차. 무쏘 EV는 일상과 아웃도어를 넘나드는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