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준 가사나 육아를 전담하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남성이 27만4000명에 달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다 기록을 세웠다. 반대로 같은 이유로 일을 하지 않는 여성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육아·가사로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 남성은 27만4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6% 급증한 수치로, 현행 비경제활동인구 분류 기준이 적용된 2004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규모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이 26만1000명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해 16.5% 늘었다. 육아 때문에 경제활동을 중단한 남성은 1만3000명으로 18.2% 증가했다.
육아·가사 전담 남성은 2004년 1분기 14만5000명에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여 2022년 처음 2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4년간만 보면 약 7만명이 증가했고, 20년 전과 비교하면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육아와 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은 653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2013년 1분기 768만4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가 계속되며, 올해 1분기에는 동기간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맞벌이 가정 증가와 성 역할 인식 변화가 이런 현상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남성의 육아·가사 참여가 늘어난 데다 전문직과 고소득 여성 비중이 확대되면서 가정 내 역할 분담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이 지난 4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이상 학력의 25~34세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남성의 95.5%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2002년(51.5%)과 비교해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청년층 전문직에서는 여성 취업자 수가 남성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고, 사무직에서는 여성 취업자가 남성보다 많았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남성들의 육아·가사 참여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가 통계에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중동전쟁 영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쟁이 2월 말 시작돼 3월 고용지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