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8일(일)

스톡옵션으로 매각 버틴 직원 600명 '100억 자산가' 만든 회사의 정체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의 일반 직원 600여 명이 1인당 100억원이 넘는 자산가로 거듭났다. 


한때 경영난으로 매각 위기에 몰렸던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가 AI 반도체 열풍을 타고 급성장하면서 직원들이 그 수혜를 고스란히 받게 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키옥시아 직원 약 600명이 1인당 10억 엔(약 100억원)을 초과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고 전했다.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에 위치한 키옥시아 욧카이치 반도체 제조 공장 / GettyimagesKorea


키옥시아의 모태는 도시바메모리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 사업 실패와 회계 부정 스캔들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1조 엔이 넘는 손실을 냈고, 주력 사업이던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 


2018년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미·일·한 컨소시엄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며 키옥시아가 탄생했다.


당시 일본 대표 기업 도시바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펀드 산하 기업'이라는 생소한 환경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 전환점은 직원들이 자본 증식의 혜택을 직접 누리는 기회로 작용했다.


베인캐피털은 인수 후 임원뿐 아니라 부장급과 과장급 직원들에게도 대규모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대상자는 약 600명으로, 대다수가 일반 직원이었다. 당시 행사 가격은 1667엔에서 2600엔 수준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후 AI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키옥시아 주가는 급등했다. 2024년 12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시 공모가는 1455엔이었으나, 최근 주가는 10만 엔을 돌파했다.


처음 부여된 약 700만 주를 연중 최고가 11만2700엔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900억 엔 규모다.


평가이익만 약 7780억 엔에 이른다. 현금화하지 않은 평가 가치지만, 직원 600명은 1인당 10억 엔을 넘는 자산을 갖게 됐다.


일본에서 평범한 직장인이 스톡옵션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례는 전무하다. 


베인캐피털의 전략은 당시에도 파격적이었다. 통상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에서는 경영진 위주로 스톡옵션을 제공하지만, 베인캐피털은 현장 책임자인 부장·과장급까지 대상에 포함했다.


미국 본사에서는 직원 대상 스톡옵션 확대에 반대 목소리도 나왔지만, 일본 투자팀은 일본 기업 문화에서 현장 리더의 역할이 핵심적이라며 기업 가치 상승의 대가를 직원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닛케이는 AI 시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양상이라며 한국 사례도 소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올해 성과급과 특별 보너스를 합쳐 1인당 6억원을 초과하는 보상을 받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이 6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규모가 더 크다. 2002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상장 과정에서 과거 주식 보상을 받은 직원 약 4400명이 백만장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AI 혁명이 단순히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성장의 과실을 누가 가져가는지에 대한 기존 질서까지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