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 여학생을 반복적으로 성폭행한 소년범들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며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을 언급해 화제가 됐다.
28일 법조계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박운삼)는 지난 2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소년범 5명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소년범들은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성 착취물을 촬영·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A군에게 징역 장기 5년에 단기 4년을, B군에게 징역 장기 3년에 단기 2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A군에게 내려진 징역 장기 4년·단기 3년, B군에게 내려진 징역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보다 각각 무거운 형량이다.
나머지 소년범 3명은 원심 형량이 그대로 유지됐고, 1심에서 함께 재판받은 다른 소년범 1명은 항소하지 않아 원심이 확정됐다.
박운삼 부장판사는 A군과 B군이 제기한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해자와 피해자 지인 사이의 통화 내용과 문자 메시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 사건 당시 녹음된 내용과 피해자 진술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유죄를 인정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겪은 고통을 강조하며 소년범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해자는 사건 이후 전학을 갔지만 소문이 퍼져 결국 자퇴했고, 현재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정상적인 생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힘든 고통을 줬고, 그에 대한 책임은 비록 피고인들이 어린 소년이라 할지라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박 부장판사는 "요즘 장안에 '참교육'이라는 드라마가 유행이라고 한다. 이 사건을 보면서 그런 생각도 든다"며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 없고 피해자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피해자를 전반(반을 옮김)시킬 게 아니라 가해자를 전반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어 "왜 피해자는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가해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했느냐"며 "법원이 선고하는 형을 마친다 하더라도 A군과 B군은 다시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피해자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소년이라는 점이 형량을 크게 높이는 데 제약이 됐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는 선고 말미에 "1심의 형량이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지만, 형을 아주 큰 폭으로 올리지는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소년이라는 점이 형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데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은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신설된 가상의 기관 '교권보호국'의 활약을 담은 판타지 액션물이다.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 분)을 중심으로 특전사 출신 감독관 나화진(김무열 분)과 임한림(진기주 분), 천재 사무관 봉근대(표지훈 분)가 한 팀을 이뤄 문제 학교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극약처방을 내린다는 내용이다.
드라마 속 "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하는 겁니다", "선생 편도, 학생 편도 아닌 피해자의 편", "가해자는 피해자보다 당당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등의 대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