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7일(토)

폭스바겐, '10만 명 감원·독일 공장 4곳 중단'... 역사상 최대 구조조정 초강수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폭스바겐이 전체 직원의 6분의 1에 달하는 최대 10만 명을 감원하고 독일 내 4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는 초대형 구조조정에 나선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기존의 비용 절감 계획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강도를 대폭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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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전 세계 직원 약 62만 5,000명 중 최대 10만 명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1990년대 제너럴모터스(GM)의 7만 4,000명 감원이나 1993년 IBM의 6만 명 감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노조와 합의를 통해 2030년까지 독일에서 5만 명을 감원하고 연간 생산 능력을 50만 대 줄이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독일 경제지 매니저마가진이 처음 보도한 새 구조조정안에는 기존 발표분 5만 명에 더해 최대 5만 명을 추가로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생산시설 축소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미 드레스덴 공장 폐쇄를 결정했고, 내년에 생산이 종료되는 오스나브뤼크 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새 계획에는 엠덴, 츠비카우, 하노버의 폭스바겐 공장과 네카르줄름의 아우디 공장 등 독일 내 주요 공장 4곳의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포함됐다.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는 이들 공장을 완전히 폐쇄하기보다 중국 시장용 차량을 위탁 생산하거나, 다른 자동차 업체 또는 방산업체에 공장을 넘기는 방안도 함께 열어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실탄 확보와 체질 개선도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선박 엔진 사업부인 에버렌스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에 74억 유로(한화 약 13조 원)에 매각한 데 이어 핵심 자동차 사업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기 위한 추가 자산 매각을 고심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폭스바겐이 이처럼 극한의 다이어트에 돌입한 배경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유럽에서 판매된 신차 10대 중 약 1대는 중국 브랜드가 차지했다. 가성비를 무기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 업체들에 안방 시장을 내주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은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 움직임,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확실성, 중국 현지에서의 판매 부진까지 겹치자 올리버 블루메 CEO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지금처럼 위험이 컸던 적은 없었다"며 깊은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독일 최대 산업노조인 IG메탈과 노사협의회가 이번 초강수 구조조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감원 규모나 공장 처분 방식은 향후 험난한 노사 협상 과정에서 일부 조정될 여지가 있다.


폭스바겐은 이번 대수술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60억 유로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100년 넘게 세계 자동차 산업을 호령해 온 유럽 최대 제조사의 이번 행보는 중국발 전기차 공세 속에서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거대한 지각 변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