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세를 반영해 석유 최고가격을 27일 0시부터 L당 150원씩 내리기로 했다. 중동전쟁 직전 수준으로 국제유가가 떨어진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최고가격 조정은 지난 3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26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민생 물가안정 방안을 내놨다.
구 부총리는 "국제유가 하락과 민생 부담,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석유 최고가격은 현행 수준보다 인하하되, 석유류 소비자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유종별 최고가격을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27일 0시부터 적용되는 이번 조치로 주유소 판매가격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 사이 L당 1800원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 집계 결과 26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L당 2005.97원이었다.
최고가격 인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 기대감과 공급 우려 완화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세가 자리하고 있다. 25일 오전 8시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3.14달러를 기록하며 전쟁 직전(72.48달러) 수준으로 돌아왔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이번 석유 최고가격 150원 인하가 향후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억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해 최고가격제 자체는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하반기(7∼12월) 전기·가스 등 주요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상하수도·대중교통 등 지방 공공요금도 최대한 인상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또 농축수산물 할인 등에 1조 원을 투입하며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3.1% 오른 상황이어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