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8일(일)

합의 13일 만의 포성... 美,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보복 공습'

미군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본토 군사시설을 전격 공습했다. 이번 군사 행동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맺은 지 불과 13일 만에 발생한 것으로, 양국 간에 감돌던 평화 분위기는 단숨에 극도의 긴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금 화약고로 변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과 중동 정세에 거대한 파장이 일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명을 통해 이란이 일방향 공격 드론으로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한 것에 대응해 이란의 미사일·드론 보관 기지와 해안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공습의 정확한 시간과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란 남부 해안 지역의 주요 군사시설이 집중 타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해 이란 측은 해당 선박이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했으나, 국제 해운업계는 정상적인 항로였다며 팽팽히 맞섰다. 에버러블리호는 선체 일부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 / AzerNews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란의 공격을 명백한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미국과 동맹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이번 충돌은 불과 보름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 보장과 이란의 핵 활동 동결,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양국의 행보와 정반대되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란 혁명수비대 등 내부 강경파들이 이번 합의를 '굴욕적 타협'이라 비판해 온 점을 들어, 이번 선박 공격이 이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강경 세력의 독단적 행동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국제 유가는 즉각 요동쳤다. 런던 브렌트유와 뉴욕 서부텍사스원유 선물 가격은 개장 직후 배럴당 5달러 이상 급등했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원유 수입국들은 대체 수송로 확보와 비축유 방출 등 비상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국제사회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유럽연합은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공습을 비판한 반면,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의 자위권 행사를 지지하며 국제 외교가도 갈라서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의 안전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부는 현지 교민과 기업에 안전 주의보를 발령했고, 해군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 확대를 검토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를 주요 외교 성과로 내세우려던 트럼프 행정부에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을 원치 않더라도 내부의 정치적 압력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향후 며칠간 양국이 어떤 대응을 내놓느냐에 따라 중동 정세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