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위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한 자식이 수술 직후 맞닥뜨린 비정한 현실에 절규했다. 생사의 기로에서 눈물로 약속했던 다짐은 불과 몇 개월 만에 물거품이 됐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간이식 후회한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작성자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선뜻 내어주며 효심을 실천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수술을 마친 지 고작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아버지는 다시 술을 찾기 시작했다.
장기 기증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수술을 완강하게 반대하던 아내를 어렵게 설득하고 달래며 간이식을 진행했다.
본인의 신체적 훼손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다시 알코올에 손을 대면서 작성자는 아내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을 만큼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
수술 전만 하더라도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식에게 고맙다는 말을 연발했다. 목숨을 구해준 아들의 희생 앞에서 새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작성자는 사람이 어떻게 이토록 쉽게 변할 수 있는지 강한 환멸감이 든다며 탄식했다.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마저 무너져 내리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건강과 신체 일부를 바쳐 얻은 결과가 배신이라는 사실에 깊은 슬픔을 토로했다. 너무나 값비싼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보지만 차오르는 눈물을 막을 길은 없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식의 목숨 값을 저렇게 쉽게 저버리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반대하던 아내의 마음은 찢어질 것 같다", "알코올 중독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이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간을 이식받고도 술을 마시는 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며 질타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숭고한 희생이 중독이라는 벽 앞에 무너지면서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