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이 실제 배달은 이뤄지지 않는 가상 배달앱을 통해 주문 욕구를 대리 만족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음식 선택부터 결제까지 일반 배달 플랫폼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지만, 실제로는 음식이 배달되지도 비용이 청구되지도 않는 방식이다.
이들 앱은 일반 배달앱처럼 작동한다. 사용자는 가상의 음식점에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장바구니에 넣고, 주소와 연락처를 입력한 뒤 결제 절차를 진행한다. 주소와 연락처를 생략해도 주문은 가능하다.
주문이 들어가면 가상의 음식점이 주문을 받고, 가상 배달기사가 배정되는 과정이 그대로 재현된다.
배달 예상 시간과 배달원의 실시간 위치 추적 화면도 제공된다. 마지막엔 음식 도착 알림과 함께 아낀 금액과 섭취하지 않은 칼로리 정보가 표시되며, 실제 소비 없이도 주문 경험을 통한 심리적 보상을 제공한다.
해외 매체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더타임스는 "한국 Z세대 사이에서 가짜 배달앱이 유행하고 있다"며 "비용과 칼로리, 건강상의 부담 없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도파민 사이트(Dopamine sites)'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이들 서비스가 야식 욕구와 충동 소비를 줄이면서 비용 부담 없이 심리적 보상을 주도록 설계됐다고 분석했다.
심리학 전문지 사이콜로지 투데이는 "이들 서비스는 구매를 기대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유지하면서도 실제 소비는 발생하지 않는 효과를 낸다"며 "배달 주문이라는 익숙한 경험을 가상으로 재현해 도파민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돈을 쓰거나 음식을 먹지 않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와 외로움 완화는 물론 충동구매나 과소비를 줄이는 행동 대체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 자리한다. 식재료 가격과 배달비 부담이 커지면서 청년층이 외식과 배달 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특란 10개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보다 39.7% 상승했고, 육계와 삼겹살 가격도 함께 올랐다. 소비자물가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다시 3%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