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6일(금)

국제공항 천장도 폭삭... 베네수엘라 7.5 연쇄 강진에 '국가비상사태' (영상)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을 강타한 이례적인 연쇄 강진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해 현지 당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6일 AP통신과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 4분쯤 베네수엘라 북부 카리브해 연안 마을인 모론 서부 지역에서 미국지질조사국(USGS) 기준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불과 39초 만에 더 강력한 규모 7.5의 본진이 잇따라 강타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235명에 달하며, 부상자는 4,300여 명을 넘어선 가운데 구조 작업이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은 두 차례 모두 진원의 깊이가 각각 20.3km와 10k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얕은 곳에서 발생해 지표면에 가해진 충격이 극대화됐다.


2026년 6월 25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와 카리브해 지역을 강타한 규모 7.2의 지진 이후,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희생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r


진동이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수도권 전역의 건물과 기반 시설이 순식간에 붕괴했다. 특히 카라카스 외곽 마이케티아에 위치한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에서는 공항 천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며 여행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긴급 대피하는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윌머 아수아헤(Wilmer Azuaje)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긴박했던 공항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무너져 내린 천장 잔해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아수라장 속에서, 시민들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 임시 대통령은 즉각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을 비롯한 가용한 모든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Jorge Rodríguez) 국회의장은 초기 집계보다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미국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의 파괴력을 감안할 때 향후 최종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설 확률도 44%에 달한다는 비관적인 통계적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인명 피해를 한층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진이 발생한 당일이 베네수엘라의 주요 국경일이었다는 점이 꼽힌다.


평일이었다면 직장이나 야외에 흩어져 있었을 시민들이 휴일을 맞아 상당수 주거지 내에 머무르고 있었기 때문에, 노후 건물의 갑작스러운 붕괴 과정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잔해에 매몰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진의 공포와 추가 붕괴 위험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거리나 광장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난민들도 속출하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전 세계의 국제사회는 긴급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우선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317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금을 긴급 편성해 베네수엘라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전문 수색 및 인명 구조팀을 현지에 급파하고, 신속한 구호 물품 수송과 작전 전개를 돕기 위해 미군 수송선과 항공기를 현지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구조대원들은 생존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재난 당국은 여전히 강력한 추가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력히 경고하며, 주민들에게 가급적 탁 트인 야외 대피소에 머물고 정부의 안전 수칙 안내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