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신호와 AI 투자 붐이 맞물리면서 국제 금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금 현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 하락한 온스당 3992.44달러(약 617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올 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온스당 5594달러와 비교하면 약 28.6% 급락한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고점 대비 20% 이상 가격이 내려가면 약세장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한다.
국내 금 현물 시세도 같은 기간 g당 27만원에 근접했던 것과 달리 20만원 밑으로 하락했다. 국내 순금 한 돈(3.75g)은 매수 가격 86만원대, 매도 가격 72만원대를 기록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대규모 자금 이탈이 진행 중이다. 코스콤 ETF 체크 집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ACE KRX금현물에서 104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TIGER KRX금현물(-513억원), KODEX 골드선물(-223억원) 등 주요 금 ETF에서도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금값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후속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함께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의 투자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도 금값 하락에 한몫했다. 반도체 랠리 등으로 투자자금이 금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는 '리스크 온'(Risk-on) 현상이 나타났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한편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계속되고 있어 국제 금값은 3900달러 선에서 하방 지지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