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북부 매카닉빌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6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용의자로 친할머니가 지목됐다. 양육권 분쟁에서 패한 뒤 극단적 선택을 감행하며 딸과 손주들을 길동무 삼았다는 정황이 드러나 현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매카닉빌 경찰청장 빌 래빗은 기자회견을 통해 에이미 스티드먼의 집에서 발견된 자필 메모가 그가 딸 사라 마이어스와 네 명의 손주들인 하퍼 하먼, 허드슨 하먼, 그리고 10세 쌍둥이 개빈과 그레이슬린의 사망에 개입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아파트 내부에서 수많은 처방약과 일반 의약품 등 고의적인 독살을 증명하는 증거를 확보했으며 외부인 개입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채널 13은 할머니의 집에서 주사기가 발견됐으며 아이들에게 약물이 주입됐고 그중 한 명은 흉기에 찔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오랜 양육권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의 친부인 브레이디 하먼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다음 주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두 달간의 양육권을 승인받았다.
스티드먼은 사위가 양육권을 갖게 된 것에 강한 반감을 품고 분노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이후 아이들을 보지 못했던 하먼은 유타주 자택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재회를 준비하던 중 비보를 접했다.
하먼은 타임스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만난다는 기대가 아이들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절망으로 바뀌었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처가 아이들과의 만남을 차단하고 가끔 페이스타임만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숨진 일가족은 며칠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여긴 이웃의 신고로 발견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시신은 이미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한 하먼은 "아이들을 친모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곳에 묻고 싶다"라며 유타주에 아이들의 장지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독극물 검사 결과와 부검 등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모든 정황을 철저히 검토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확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