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설기현이 홍명보 감독의 쓰리백 전술 고집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25일 설기현은 '슛포러브'에 출연해 같은 날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를 시청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남아공에 0-1로 충격패를 당하며 승점 3점에 그쳤다. 한국은 A조 3위로 밀려났고, 남아공은 승점 4점으로 A조 2위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A조 3위에 머문 한국은 이제 다른 조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12개 조 3위팀 가운데 8위 안에 들어야 32강에 오를 수 있다. 만약 8위 밖으로 밀리면 32강 탈락이라는 악몽을 맞게 된다.
설기현은 경기 후 "최종 예선 때 4-2-3-1 포메이션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월드컵에 진출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적이 없었는데, 이후 플랜 B였던 쓰리백이 플랜 A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준비는 좋다고 본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계속 쓰리백을 고집했는데 매 경기 선제점을 내줬다"며 "어떤 장점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설기현은 일본과의 비교도 내놨다. 그는 "일본도 쓰리백을 쓰지만 수비의 안정을 확보하고 그것을 통해 패턴과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든다"며 "우리는 수비를 단단히 하는 쓰리백이었는데, 그렇다면 실점이 없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설기현은 "이날 경기는 애매하게 비겨도 통과하는 상황이었다.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100% 준비를 갖고 경기를 해야 했는데 선발 명단부터 의아하게 생각했던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48개 팀이 참가하다 보니 예전처럼 우리보다 다 잘하지는 않는다. 수준이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강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선수들이 가장 잘하는 4-2-3-1을 한 번도 쓰지 않은 게 아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