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5일(목)

남성엔 붉은 고기가 위암 막고, 여성엔 내장육이 유방암 위험 높여

서울대병원·이대서울병원 연구팀이 한국인 14만7562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육류 총량보다 고기 종류가 암 사망률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참여자 중 40세 이상 성인 14만7562명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섭취와 암 사망률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한국 성인의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 간의 연관성 / 서울대병원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3년 신규 암 환자는 28만8613명으로 1999년(10만1854명) 대비 약 2.8배 급증했다.


암은 국내 사망원인 1위 질환으로 식습관 등 생활습관이 핵심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평생 암 발생 위험은 남성이 2명 중 1명, 여성이 3명 중 1명 수준이다.


그동안 연구는 서구권 중심으로 전체 육류나 붉은 고기 섭취와 암 발생률 연관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시아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암 사망률을 분석한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연구팀은 육류를 붉은 고기(소고기·돼지고기), 닭고기, 내장육, 가공육으로 구분했다. 붉은 고기·닭고기·내장육은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1~4분위)으로 나누고, 가공육은 섭취군과 비섭취군으로 분류했다. 


나이, 체질량지수(BMI), 흡연, 음주량, 교육 수준, 신체활동, 총 에너지 섭취량 등을 보정한 뒤 암종별 사망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전체 육류 섭취량은 남녀 모두에서 전체 암 사망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하지만 고기 종류별로 살펴보니 성별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도출됐다.


남성의 경우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먹은 그룹(4분위)이 가장 적게 먹은 그룹(1분위)보다 위암 사망 위험이 52% 감소했다.


이런 경향은 BMI 25 미만이거나 흡연 경험이 있는 남성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가공육을 섭취한 남성은 비섭취자보다 직장암 사망 위험이 2.45배 증가했다.


여성은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섭취한 그룹(3분위)이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1분위)보다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이 1.83배 높았다. 60세 이상, BMI 25 미만, 비흡연 여성에서 이 연관성이 더 강하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남성에서 붉은 고기가 위암 사망 위험을 낮춘 이유로 한국 식문화의 특성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붉은 고기의 대부분이 돼지고기이며, 서구처럼 염장·훈제 형태가 아닌 구이 방식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 염분 노출과 지방 구성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박민선 교수는 "육류 섭취량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는지가 암 건강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며 "서구권 연구 결과를 아시아 인구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식습관과 생활환경을 고려한 성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라는 점에서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조리 방법이나 장기적인 식습관 변화 등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