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며 전당대회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정청래 전 대표가 첫 행보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전격 추진한다. 당내 역학 구도 속에서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4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직 사퇴를 기습 발표한 정 전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서울국제도서전 현장을 직접 방문할 것으로 파악됐다. 문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도서전에 '평산책방 지기'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이틀간 서울에 머무를 예정이다.
정 전 대표는 사퇴 발표 과정에서도 정통성 계승을 강하게 부각했다. 정 전 대표는 회의 도중 "김대중의 역사, 노무현의 역사,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 피워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할 때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정 전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이번 만남은 사전에 약속된 정식 일정이 아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6·3 지방선거 직후에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려다 일정을 취소한 적이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전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정 전 대표와의 조우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문 전 대통령이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친문계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도서전 방문은 매년 오던 행사라며 "도서전 관계자들과의 만남,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 등 책과 관련된 일정 외에 다른 일정은 전혀 계획돼 있지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 역시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문 전 대통령 일정의 전부"라며 사적인 정치 만남에 무게가 실리는 것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