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4일(수)

원스토어 품은 지 10년...SK스퀘어, AI·반도체로 무게추 옮긴다

넥써쓰에 경영권 넘기고 SI로 잔류

적자 앱마켓 부담 덜고 반도체 투자회사 재정렬

장현국표 게임 플랫폼 실험에 원스토어 맡긴다


SK스퀘어가 약 10년간 보유해온 원스토어 경영권을 넥써쓰에 넘긴다. 2022년 기업공개 당시 1조원대 기업가치를 기대했던 원스토어의 거래 가격은 626억원대로 내려왔다. 헐값 논란이 따라붙었지만 투자업계에서는 SK스퀘어가 AI 반도체 중심 투자회사로 포트폴리오를 좁히는 과정에서 적자 플랫폼 자산의 경영 부담을 덜어낸 거래로 보고 있다.


넥써쓰는 SK스퀘어, 네이버, 스틸넘버원제일차, 크래프톤 등이 보유한 원스토어 지분 89.03%를 626억2703만원에 인수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스퀘어는 원스토어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온다. 다만 넥써쓰 유상증자에는 참여한다. 원스토어 경영권은 넘기되 넥써쓰의 전략적 투자자 지위는 남기는 방식이다.


SK스퀘어 사옥 / 사진제공=SK스퀘어


AI 반도체로 좁히는 SK스퀘어


SK스퀘어는 2021년 SK텔레콤 인적분할로 출범했다. 출범 당시에는 반도체, 보안, 커머스, 플랫폼 자산을 함께 들고 있었다. 지금은 무게중심이 AI 반도체와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옮겨갔다. 원스토어는 이 구도에서 비핵심 자산에 가까웠다.


SK그룹도 자산 재배치를 진행 중이다. 에너지, 배터리, 플랫폼 등으로 넓혔던 투자 축을 수익성과 자본 효율 중심으로 다시 고르고 있다. SK스퀘어 안에서는 기준이 더 분명하다. AI 반도체와 직접 맞닿지 않는 자산은 지분 구조를 바꾸거나 매각하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원스토어는 2016년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함께 만든 토종 앱마켓이다.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앱마켓 시장에서 국내 대항마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출범 이후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앱마켓 경쟁력의 핵심인 게임 입점에서도 구글플레이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시장 구조를 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구글에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한 일도 원스토어가 맞닥뜨린 시장 환경을 보여준다. 공정위는 당시 구글이 국내 게임사들의 경쟁 앱마켓 동시 출시를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원스토어로서는 게임 입점 확대가 성장의 핵심이었지만 시장 장벽은 컸다.


SK스퀘어가 계속 원스토어를 들고 가는 것보다 게임 플랫폼 경험을 가진 사업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편이 낫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넥써쓰를 이끄는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 대표를 지냈다. 블록체인 게임과 게임 플랫폼 사업을 직접 끌고 갔던 인물이다. 넥써쓰는 원스토어를 웹3 게임 스토어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경영권 넘기고 협력 접점 남긴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 매각과 다르다. 넥써쓰는 원스토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병행한다. 유상증자에는 원스토어 기존 주주였던 SK스퀘어, 네이버, 크래프톤 등이 참여한다. 넥써쓰 혼자 현금을 조달해 원스토어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주주들이 새 지배구조에 다시 들어가는 거래다.


SK스퀘어는 원스토어 최대주주 지위를 내려놓지만 완전히 빠지지는 않는다. 원스토어는 통신사 협력과 앱마켓 운영 경험이 필요한 사업이다. SK스퀘어가 넥써쓰 주주로 남으면 원스토어 경영 부담은 줄이고, 향후 게임 플랫폼 전환 과정에서 기존 주주와의 연결고리는 유지할 수 있다.


기업가치 하락은 부담이다. 원스토어는 2022년 상장 추진 당시 기업가치를 1조원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산업 자체가 경직돼 있었고, 주가 하락 사이클까지 겹치며 상장이 철회됐다. 


사진 제공 = 넥써스


시간이 지난 이후 플랫폼 기업을 보는 자본시장 기준도 달라졌다. 매출 성장만으로 자금을 끌어오던 시기는 지나갔다. 적자가 이어지고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은 기업에는 이전 같은 가격이 붙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출만 나오면 투자 유치와 IPO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적자 기업의 기업가치가 크게 조정됐다"며 "원스토어도 국내 상장과 추가 투자 유치가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가격은 원매자인 넥써쓰 측이 최종 산정 


이번 가격은 원매자인 넥써쓰 측이 외부 평가기관의 공정가치 평가를 거쳐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로서는 과거 기대 기업가치와의 차이를 감수하더라도 원스토어 경영권을 내려놓는 쪽을 택했다. 매각 대금보다 연결 부담 축소와 투자회사 정체성 정리가 앞선 거래다.


직원 반발은 남아 있다. 원스토어 직원들은 매각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처우 유지를 요구했다. 원스토어와 노조는 고용보장, 근로조건 유지, 복지 유지, 위로금 지급 등을 놓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이전 이후 조직 안정화는 넥써쓰가 맡게 된다.


SK스퀘어 관계자는 "AI 반도체 포트폴리오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지속할 예정이며 원스토어와 넥써쓰의 사업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원스토어 최대주주는 SK스퀘어에서 넥써쓰로 바뀐다. 첫 시험대는 게임 입점이다. 넥써쓰가 원스토어에 게임사를 얼마나 다시 끌어오느냐에 따라 626억원 거래의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