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3일(화)

연봉 얼마길래... 중국 동물원 '곰탈' 알바, 찜통 더위에도 100명 몰렸다

중국 청년층의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흑곰 탈 연기자'를 모집하는 채용 공고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뤄허시의 뤄허야생동물원이 지난 13일 '흑곰 탈 연기자' 채용 공고를 내자 1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청년 실업난이 지속되는 중국에서 연봉 10만위안(약 2300만원)을 제시한 이색 일자리가 취업 시장의 새로운 화제가 되고 있다.


동물원은 흑곰 탈을 입고 원내를 돌며 관람객과 소통할 직원을 찾는다고 밝혔다. 만 18세 이상이면 성별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신체 건강만 유지하면 된다. 근무 시간은 하루 6시간, 월 4일 휴무가 주어진다.


중국의 한 동물원이 공개한 '흑곰 탈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 / 바이두


근무 규칙은 독특하다. 관람객 앞에서 말을 하면 안 되며, 긴급 상황이 아닌 경우 곰처럼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만 낼 수 있다. 관람객이 주는 음식과 간식은 거절 없이 받아야 한다.


동물원 측은 이 일을 "가장 자유로운 직업"으로 소개했다. 피곤하면 누워서 쉬어도 되고, 기분 내키는 대로 뛰거나 춤추고 나무를 타도 괜찮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물고기를 잡는 행동도 허용된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누구에게나 적합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동물원은 "대화할 필요가 없어 성격과 무관하게 일할 수 있다"며 "엉뚱한 행동일수록 더 많은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보


공고 발표 후 며칠 만에 모든 자리가 채워졌다. 동물원 관계자는 중국 매체 뉴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SNS에서 인기를 끄는 직원은 연봉 10만위안을 넘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층에게 색다른 기회를 주는 동시에 동물원의 새 수익 모델로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시린하오터의 목장주가 지난 4월 말 양치기를 모집하자 700명 넘게 지원했다.


2000㏊ 초원에서 양 3000마리를 돌보는 조건으로 월급은 8000위안(약 180만원)이었다.


웨이보


부부 동반 채용 시 월 1만6000위안(약 36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중국 도시 민간기업의 평균 월급은 약 6000위안(약 135만원) 수준이다.


이 공고는 웨이보에 공유된 지 몇 시간 만에 조회 수 5900만건을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ING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송은 "이번 공고에 대한 반응은 경쟁은 치열하고 보상은 적은 중국 노동시장의 징후"라며 "도시 일자리는 점점 매력이 떨어지고 자리 자체도 희소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청년 실업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학생을 제외한 16∼24세 도시 지역 실업률은 15.6%로,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15%를 넘는 청년 실업률과 함께 경기 둔화, 대학 졸업자 증가 등으로 청년층 취업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