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3일(화)

삼성전자 HBM4, 양산 4개월 만 매출 10억 달러 돌파

2월 세계 첫 양산 출하 이후 매출 급증

하반기 공급 확대 땐 연 100억달러도 가시권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월 세계 최초 양산 출하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HBM4 공급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사진=인사이트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4 누적 매출은 최근 10억달러(약 1조5400억원)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12일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했다.


이달 말 기준 매출은 12억달러(약 1조85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경우 올해 HBM4 매출은 1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규 메모리 제품이 양산 첫해 100억달러 매출을 노리는 것은 드문 일이다. 삼성전자가 HBM4를 앞세워 AI 메모리 시장에서 매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HBM4 수요 급증


HBM4 매출 확대에는 AI 서버 투자가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생성형 AI와 대규모 AI 모델이 확산되면서 GPU와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고객사들은 고성능 메모리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공급사들과 장기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수요처도 넓어지고 있다. 기존 GPU 중심 수요에 더해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AI 칩에서도 HBM 채택이 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 투자를 확대하면서 HBM 공급망 확보 경쟁도 강해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주요 GPU 업체와 ASIC 기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들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ASIC 업체 중심의 다변화된 고객 기반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내년 HBM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HBM4는 베이스 다이에 4나노 선단 공정을 적용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11.7Gbps로 업계 표준보다 약 46% 빠르다. 데이터 전송 능력은 이전 세대보다 약 2.7배 높였고 전력 효율은 약 40% 개선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연산 성능뿐 아니라 전력 사용량과 발열 관리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HBM4에서 속도와 전력 효율을 함께 끌어올려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전영현 부회장 체제, HBM 공급전 전면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HBM 공급 확대를 올해 핵심 과제로 잡고 있다. DS부문은 지난 18일 전영현 부회장 주재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HBM3E, HBM4, HBM4E 공급 방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HBM 판매 확대와 주요 거래선 대응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고객사별 장기공급계약(LTA) 전략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주요 고객사 요청에 따라 메모리 제품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고객사와는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난 뒤 "내년부터는 HBM4E와 파운드리 비즈니스, HBM5 등 장기적 협력도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HBM4와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인 SOCAMM 공급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도 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HBM4를 공급하고 있다. 베라 중앙처리장치(CPU)에는 LPDDR5X 기반 SOCAMM2를, 스토리지 영역에는 PCIe 6세대 기반 PM1763을 공급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함께 갖춘 종합반도체 역량도 앞세우고 있다. HBM 세대가 올라갈수록 베이스 다이 설계와 선단 공정, 패키징 최적화가 함께 중요해진다. 삼성전자는 HBM4에 이어 HBM4E와 HBM5로 공급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HBM4 공급 확대 속도다. 삼성전자가 연말까지 HBM4 매출 100억달러에 근접할 경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 실적 반등 폭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