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에서 성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경제관념이다. 최근 대만의 한 20대 남성이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재테크를 실천해 100만 대만달러가 넘는 자산을 모았지만, 이를 알게 된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비용 갈등으로 결별을 고민 중이라는 사연이 알려져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만의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20세 남성 A씨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철저한 금융 교육을 받았다.
학창 시절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금까지 월급이나 명절 용돈, 복권 당첨금 등 수입이 생기면 필수 생활비를 제외한 금액을 모두 주식 시장에 정기적으로 투자했다.
최근 증시 호황에 힘입어 그의 주식 계좌 잔고는 120만 대만달러(약 5800만 원)를 돌파했다. 20세라는 어린 나이에 큰 자산을 일군 남다른 재테크 성과였다.
갈등은 여자친구가 그의 자산을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평소 주식 투자를 하느냐는 여자친구의 질문에 A씨는 단기 투기가 아닌 장기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주식 계좌를 보여줬다.
이를 본 여자친구는 크게 놀라며 "월급 3만 대만달러(약 145만 원)를 다 쓰는 '월광족'(월급을 다 써버리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여자친구는 해외여행 정보와 관광지 링크를 수시로 보내며 커플 사진을 찍으러 해외로 떠나자고 제안하기 시작했다.
결국 두 사람은 올해 말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 여자친구가 계산한 항공권과 숙박비 등 총예산은 수십만 대만달러에 달했다.
A씨가 "1인당 8만 대만달러(약 387만 원) 정도면 나는 괜찮으니 너도 괜찮으면 가자"고 말하자, 여자친구는 "중요한 건 네가 괜찮은지 여부지"라고 답했다.
여자친구가 여행 경비 전액을 A씨가 부담하기를 바라고 있었던 셈이다. A씨는 큰돈이 드는 여행인 만큼 각자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여행도 여자친구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반박했고 두 사람은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다툼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A씨가 식사나 만남을 제안했지만 여자친구는 번번이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
심지어 다른 남성과 함께 밥을 먹고 쇼핑을 하거나 나들이를 즐기는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보란 듯이 올리기 시작했다. A씨는 "여자친구가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지만 굳이 캐묻거나 따지지 않았다"며 "감정 쓰레기통이 되느니 혼자 지내는 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별을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경제관념이 너무 다르다며 결별을 권유하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여자친구는 배신해도 주식은 배신하지 않는다", "감정 때문에 자신의 기준을 무너뜨리지 마라", "돈은 벌기 힘들지만 여자친구는 다시 만날 수 있다"며 A씨를 지지했다. 한 누리꾼은 "너의 자산을 존중하고 돈을 아껴주는 사람이 진짜 좋은 동반자"라며 "지금 모은 돈을 굴리면 더 큰 자산이 되겠지만, 다 써버리는 사람과는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