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 정상화 필요성을 제기하자,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또 헛소리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와는 다를 거라 호언장담했지만 역시 '욕 잘하는 문재인'일 뿐"이라고 수위 높은 비판을 퍼부으면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 'AI 배당금'이라는 해괴한 발상으로 시장 경제에 대혼란을 주었던 당사자가 이번엔 부동산 과세에 대해서도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직격했다. 김 정책실장이 지난달 언급한 'AI 배당금' 구상을 꼬집으며 현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 집값을 두고 '보니까 대책이 없다'며 정책 포기를 선언하더니, 이제는 정책실장마저 나서서 세금을 올려도 역부족일 것이라며 백기 투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서 기껏 꺼내든 게 보유세와 양도세 인상 카드"라며 "세금을 올려도 역부족이라면서, 세금을 또 올리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세금 인상 중심의 정책이 과거 실패한 방식의 반복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그는 "부동산을 대하는 그들의 시각은 여전히 규제와 징벌적 과세라는 철 지난 도그마에 갇혀 있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집값 잡겠다며 보유세를 올리고 양도세를 조였지만 결과는 처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보유세와 양도세 인상이 초래할 시장 왜곡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김 의원은 "보유세 올리고 양도세를 조이면 시장이 안정되는 게 아니라 버티기만 늘고 거래는 더욱 막힌다"며 "매물 잠김 현상으로 집값은 더 뛰고, 서민 주거 사다리만 끊어진다"고 우려했다. 결국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고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공급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 현금이 생산적 자본시장으로 안착하도록 유인책을 설계하는 것이 부동산 대책의 정석"이라며 "부동산 문제는 결국 공급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경제 지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김 정책실장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김 의원은 "지금의 경제 지표상 호황은 우리 경제의 체력이 좋아진 게 아니라 글로벌 AI 특수로 반도체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해 생긴 철저한 '가격 착시'"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이클이 꺾이면 신기루처럼 사라질지도 모르는 소득인데 벌써부터 재정 여유 운운하며 낙관론을 펼치는 안이함이 도를 넘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재차 이재명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문재인 정부와는 다를 거라 호언장담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역시 '욕 잘하는 문재인'일 뿐이었다"고 강조한 뒤, "다시금 세금 인상을 계획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부동산 지옥으로 만든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앞서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달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동산 과세 정상화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전례 없는 반도체 호황과 경상수지 흑자로 경제지표가 살아났다"며 "성과급이 지급되고 임금 인상이 현실화하고 수출 대금이 국내로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호황에 따라 늘어난 유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려 과열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인 세제 조정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이처럼 정부·여당은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을 통한 시장 안정화를, 야당은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통한 근본적 해결을 각각 주장하며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과 맞물려, 정책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여야 간의 치열한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