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 신부가 한국에서 27년간 노숙인과 취약계층을 위해 무료 급식 봉사를 이어왔지만, 한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생긴 작은 배식 실수 하나로 조롱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2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성남시 소재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 대표 김하종 신부(67·본명 빈첸초 보르도)의 배식 장면을 담은 사진이 급속도로 퍼졌다. 사진 속 급식 배식판에는 밥과 국, 반찬이 담겨 있었는데, 밥 위에 케이크 한 조각이 올려진 모습이 포착됐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저걸 왜 밥 위에 올리냐", "케밥(케이크+밥)이냐", "초코밥 만드는 거냐", "혈압 오른다", "저걸 누가 X먹냐" 등 조롱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탈리아 출신인 김하종 신부가 한국 음식 문화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식 중 실수로 밥 위에 케이크를 올려놓은 해프닝으로 파악된다. 당시 식판의 반찬 칸은 이미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고, 케이크를 따로 담을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사진을 공유한 누리꾼 A 씨는 "무료 식사 서비스를 하는 신부의 영상에 악의적인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A 씨는 "인스타그램을 보면 증오와 질투, 혐오로 가득한 것 같다"며 "수십 년간 무료 급식 서비스를 해온 훌륭한 분인데 단지 '밥 위에 케이크를 올려놨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이어 "왜 사람들은 서로의 삶을 이렇게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다른 누리꾼들은 "평생을 봉사한 사람에게 할 소리냐",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선행이란 걸 해본 자들일까", "음식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는 신부님의 그 마음이 보이지 않는가", "좋은 일을 하는 분에게 이 얼마나 가혹한 시선인가"라며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195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김하종 신부는 1992년 한국에 입국해 성남에서 사목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1998년 IMF 외환위기로 노숙인이 급증하자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노숙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