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3일(화)

최태원 회장, 장학생 넘어 신진학자까지...AI 시대 '인재숲' 키운다

한국고등교육재단, 'KFAS 신진학자상' 신설

52년 장학 철학, 차세대 연구자 지원으로 확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AI 시대 인재 육성의 방향으로 '연결'과 '사회 기여'를 제시했다. 한 명의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들이 서로 교류하며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KFAS) 빌딩에서 열린 신진학자상·해외유학장학증서 수여식에서 격려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SK수펙스추구협의회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재단 빌딩에서 'KFAS 신진학자상' 수상자와 해외유학장학생을 격려하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신진학자상 수상자 3명, 해외유학장학생 33명, 김유석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재단 관계자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 사람이 큰 나무로 성장하면 그 아래 또 다른 생명이 자라 결국 숲을 이루듯,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큰 나무가 되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성장할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강조한 것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선 인재의 역할이다. 그는 "AI 시대를 맞아 인재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며 "자신의 연구와 전문 분야에서 AI와 어떻게 협력하고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 한 명의 기여도 중요하지만 여러 사람이 연결되고 협력할 때 훨씬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재단 역시 인재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신설된 'KFAS 신진학자상'도 이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 박사급 인재를 해외 유수 대학에 보내는 전통적 장학 사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독립 연구자로 도약하는 초기 단계의 학자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것이다.


최태원 SK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KFAS) 빌딩에서 열린 신진학자상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SK수펙스추구협의회


첫 수상자는 김진환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양재석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 최석영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등 3명이다. 올해는 사회혁신 영역을 중심으로 사회 문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사회과학 분야 연구자를 대상으로 했다.


각 수상자에게는 연구지원금 등 총 4000만원이 주어진다. 재단은 단순 연구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세미나, 동료 연구 교류, 국내외 석학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연구 성과가 학문적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변화와 정책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후속 활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수상자들에게 "이 상은 더 큰 도전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연구와 노력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변화를 만들어 가느냐가 이 상의 진정한 의미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유학을 앞둔 장학생들에게는 '음수사원'의 자세를 당부했다.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뜻처럼, 오늘의 성취가 개인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가 제공한 기회 위에서 가능했다는 점을 기억해달라는 메시지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74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최 선대회장은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십년수목 백년수인'의 신념으로 재단을 세웠다.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 재단명에 회사 이름이나 설립자 아호도 넣지 않았다.


재단은 지난 52년 동안 해외유학장학제도, 대학특별장학제도 등을 통해 53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세계 유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재만 1000여명에 이른다. 대학 등록금은 물론 5년간 생활비까지 전액 지원하면서도 별도 의무 조항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학업 몰입을 보장해왔다.


최태원 SK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KFAS) 빌딩에서 열린 해외유학장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SK수펙스추구협의회


1997년 외환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등 위기 국면에서도 장학 지원은 이어졌다. 인재 투자를 비용이 아니라 장기 자산으로 보는 재단의 철학이 유지된 셈이다.


1998년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인재 육성의 범위와 방식을 넓혀왔다. 기존 박사급 인재 지원에 더해 학부생의 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인재림'과 '문우림'을 운영했고, 이번에는 'KFAS 신진학자상'을 통해 차세대 연구자 지원까지 보폭을 넓혔다.


김유석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는 "KFAS 신진학자상은 완성된 업적이 아니라 연구자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상"이라며 "젊은 학자들이 자유롭게 탐구하고 세계적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대한민국 대표 학술상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이날 꺼낸 '큰 나무와 숲'의 비유는 재단의 52년 인재 육성 철학과 맞닿아 있다. 개인을 키우는 장학에서 출발해, 이제는 인재들이 서로 연결되고 다시 사회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AI 시대를 맞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다음 과제도 여기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