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한 달간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한 학교에서만 48명의 학생이 도박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다룬 학생 도박 문제가 더 이상 픽션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2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자진신고 제도를 통해 전국에서 총 29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유형별로는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가 244건, 보호자가 신고한 경우가 50건이었다.
자진신고한 청소년들의 도박 기간은 평균 12개월이었으며, 인당 300만원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6000만원을 도박에 쓴 사례도 있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다룬 청소년 사이버 도박 문제가 현실과 맞아떨어진 셈이다.
강원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전국 최다인 48명의 학생이 도박 사실을 자진신고했다. 인근의 다른 고교에서도 20명이 신고하며 강원 지역에서만 78명이 자진신고에 나섰다.
인천에서는 15세 남학생이 도박 빚 400만원을 갚아주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폭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례가 접수됐다. 총 도박 금액은 3천만원에 달했다. 이 학생에게는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상담과 정신과 병원의 중독치유 선도프로그램이 연계될 예정이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2차 범죄도 확인됐다. 전북의 17세 한 학교 밖 청소년은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1년 2개월간 상습적으로 가출하고 차량 절도를 저질렀다.
이 청소년이 도박 사이트에 입금한 금액만 1천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중독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중독치유 선도프로그램 및 청소년 쉼터에 연계했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274명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176명(60%)으로 가장 많았으나, 중학생은 118명(40%)에 달했다.
정부는 오는 8월 말까지 자진신고 제도를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신고 대상은 사이버도박 경험이 있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 또는 보호자다. 모든 신고는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다.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치유 전문상담사가 즉시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중독치유 전문기관으로 연계된다.
경찰 단계 처분을 결정할 때는 자진신고 청소년의 도금액, 반성 태도, 치유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경찰서별 선도심사위원회의 합동 심의와 의결을 거쳐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최대한 선처할 방침이다.
학교전담경찰관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전문상담사는 대상 청소년을 지속적으로 상담하며 사후관리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