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작은 돌 하나가 현대인의 불안을 달래준다. 스트레스볼, 피젯스피너를 넘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워리스톤'이라는 감각 조절 도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반복적인 손동작을 통해 긴장을 풀고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젊은 층의 모습에서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청년 스트레스 문제를 읽어낸다.
지난 19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희 교수는 청년층의 높은 스트레스와 불안 수준이 이같은 감각 조절 도구 유행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워리스톤은 '걱정'과 '돌'을 결합한 이름이다. 불안하거나 긴장된 상황에서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마음의 평온을 찾도록 고안된 작은 돌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중앙 부분이 엄지손가락 형태로 움푹 파여 있어 자연스럽게 문지를 수 있는 구조다.
워리스톤 외에도 스트레스볼, 말랑이, 슬라임, 피젯스피너, 피젯큐브, 클릭스톤(또각이) 등 다양한 감각 조절 도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제품은 손의 반복 움직임이나 특정 촉감에 주의를 집중시켜 긴장 완화와 집중력 향상을 돕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휴대가 간편해 학습이나 업무 중에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준희 교수는 청년들이 이런 도구를 찾는 현상 뒤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업과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환경에다 SNS를 통한 끊임없는 비교가 일상화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스트레스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감각 조절 도구가 효과를 내는 원리는 주의 전환에 있다. 워리스톤을 문지르며 촉각에 집중하면 걱정거리에서 벗어나 현재의 감각과 행동에 몰입하게 된다. 이는 현재 순간에 의식을 집중시키는 '마음챙김' 기법과 비슷한 메커니즘이다. 촉감이 좋은 물체를 만지고 누르는 행위 자체도 신체 긴장을 풀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워리스톤 같은 감각 조절 도구를 스트레스 관리의 보조 수단 정도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안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며,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집착하는 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불안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며 "이를 억누르기보다 받아들이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운동 등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이 지속돼 수면장애나 집중력 저하,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