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2일(월)

티몬과 품바, 실제 야생에도 있었다... 동물들의 '팀워크' 비밀

영화 속 티몬과 품바처럼, 종을 넘어선 협력은 야생에서도 흔한 일이었다. 혹멧돼지는 몽구스에게 몸을 맡겨 기생충을 제거하고, 새는 사람을 벌집으로 안내해 밀랍을 얻는다. 서로 다른 동물들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팀워크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동물 간 협력 관계와 의사소통 방식을 분석한 종합 리뷰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동물 행동(Animal Behaviour)'에 게재했다. 생물학, 인류학, 언어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 58명이 조류, 어류, 곤충류, 포유류에서 발견된 종간 협력 사례 12건을 정리한 결과다.


혹멧돼지와 줄무늬몽구스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혹멧돼지는 진드기와 기생충 제거를 위해 무릎을 꿇거나 옆으로 누운 자세로 몽구스에게 청소를 요청한다.


몽구스는 혹멧돼지 몸에 붙은 진드기를 먹이로 삼는다. 한쪽은 청결을 얻고, 다른 쪽은 먹이를 얻는 구조다.


아프리카의 큰꿀길잡이새는 사람과 협력 관계를 맺는다. 이 새는 특정한 울음소리로 사람을 벌집까지 이끈다.


케이프타운대 연구팀


사람이 꿀을 채취하면, 새는 남은 밀랍을 먹는다. 사람도 특정 소리로 새를 호출할 수 있고, 새는 이 소리에 반응해 길잡이 역할을 수행한다. 소리가 서로 다른 종 사이 약속 신호로 작동하는 것이다.


바다 속에서도 협력은 이어진다. 청소놀래기 같은 작은 물고기는 큰 물고기 몸의 기생충을 제거해준다.


큰 물고기는 입을 벌리거나 몸을 세우는 자세로 청소를 요청한다. 청소 물고기는 선명한 색과 특별한 움직임으로 자신이 먹이가 아닌 청소 서비스 제공자라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야생에는 협력보다 경계해야 할 관계가 더 많다. 상대는 포식자이거나, 이득만 취하고 대가는 주지 않는 기회주의자일 수 있다. 동물들은 신호를 교환하며 상대의 신뢰성을 검증한다.


가짜 청소물고기가 전형적인 사례다. 일부 물고기는 진짜 청소놀래기의 검은 줄무늬와 날렵한 체형을 흉내 내며 청소를 해줄 것처럼 속인다.


케이프타운대 연구팀


큰 물고기가 청소를 기대하고 접근하면, 청소 대신 물어뜯는다. 큰 물고기들은 청소 요청 자세를 취한 후 반응을 관찰하고, 공격당하면 몸을 움찔하거나 상대를 쫓아내 더 이상의 접근을 차단한다.


문어는 물고기들과 협동 사냥을 하다가, 먹이 찾기에 기여하지 않는 물고기를 펀치하듯 밀쳐낸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이 협력하지 않는 개체를 단속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생의 팀워크에서도 무임승차는 용납되지 않는다.


일부 나비 애벌레는 개미를 경비원처럼 활용한다. 애벌레는 화학 신호와 진동 신호를 내보내 개미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고 보호하게 만든다.


개미는 애벌레를 지키고, 애벌레는 개미에게 먹이가 될 분비물을 제공한다. 색깔이나 몸짓뿐 아니라 냄새와 진동도 협력의 언어로 사용된다.


케이프타운대 연구팀


사람과 돌고래의 협동 조업 사례도 있다. 돌고래는 물고기 떼를 어부 쪽으로 몰아주고, 어부는 돌고래의 움직임을 보고 그물을 던질 타이밍을 잡는다.


일부 어부는 고기를 잘 몰아주는 돌고래를 생김새와 행동으로 구별하고, 그 돌고래와의 협력을 선호한다고 한다. 바다에도 선호하는 파트너가 존재하는 셈이다.


딱총새우와 망둑어도 협력 관계를 형성한다. 새우는 굴을 파서 은신처를 만들고, 망둑어는 외부 위험을 감시한다.


새우는 더듬이로 망둑어와 접촉을 유지하고, 망둑어는 꼬리 움직임 등으로 위험 신호를 전달한다. 각자 잘하는 역할이 달라 협력이 성립한다.


자연은 흔히 약육강식의 세계로만 묘사되지만, 이번 연구는 야생이 경쟁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종이라도 소리, 몸짓, 냄새, 진동 같은 신호를 해독하고 행동을 조율한다"며 "한쪽은 먹이나 보호를 얻고, 다른 쪽은 청소나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 관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