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2일(월)

국민연금 고갈 시점, 반도체 훈풍 속 2069년으로 '연기'

국내 증시 상승으로 국민연금 적립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기금 고갈 예상 시점이 최대 7년 늦춰졌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기금운용실적 개선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 수정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5년까지의 적립금 증가 등 반영에 따라 재정수지 적자 전환 시점은 2년, 기금 소진 시점은 4년 연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적자 전환 시점과 기금 소진 시점을 각각 2050년, 2069년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전망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은 2년, 기금 소진은 4년 늦춰진 것이다.


국민연금 운용현황 개요와 지난해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자산은 약 1526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458조 원과 비교해 68조 원 증가한 수치다.


국내주식 비중 변화가 두드러졌다. 국내주식 자산은 320조 9000억 원으로 작년 말 263조 7000억 원보다 57조 원 이상 늘었다. 전체 기금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1%에서 21.1%로 3%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2025년 국민연금 자산 중 국내주식 부문 수익률은 35.12%를 기록했다. 이는 총자산 수익률 18.82%를 이끈 주요 동력이 됐다. 당초 예상보다 커진 2025년 말 적립금 규모가 재정전망의 초기값으로 작용하면서 소진 예상 시점이 뒤로 밀렸다.


예정처는 한국과 해외 주요국 거시경제 전망 등을 토대로 기금운용수익률 예상치를 전망기간(2026∼2100년) 평균 4.6%로 제시했다. 수익률이 기간평균 1%포인트 높아질 경우 소진 시점이 12년 더 연기돼 2082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현수엽 복지부 1차관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전 재정추계 때 2071년이었지만, 지난해 수익을 많이 내서 잠정적으로 7년 정도 더 늦춰졌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국내주식 수익률이 높아서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기금 규모가 커졌다"며 "연금개혁으로 인한 효과는 이미 고려했던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거기에 더해 7년 정도 소진 연도가 늦춰지는 것으로 대략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 / 뉴스1


기금 소진 시점이 늦춰졌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시장 변동성이 향후 기금운용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우림 국회예산정책처 사회비용추계과 분석관은 "안정적으로 계속 4.6%를 기록하는 것과 마이너스가 포함된 평균 4.6%는 다르다"며 "경제 충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 변동에 따라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2022년 -8.22%, 2018년 -0.92%, 2008년 -0.1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김 분석관은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 성과 제고뿐 아니라 기금 감소 국면에 대한 대비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