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비중 55% 육박
하이닉스 첫 2000조 돌파...목표가 '500만닉스'까지 등장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증시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 2000조원을 넘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93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지수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됐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는 8만4000원 오른 276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률은 3.13%다. 장중에는 289만1천원까지 오르며 하루 만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4.71%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2천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상장사 중 시총 2천조원을 넘긴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SK하이닉스 시총은 삼성전자 전체 시총의 93% 수준까지 올라왔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37만4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다만 오후 들어 매물이 나오며 전 거래일보다 8500원 내린 35만4천원에 마감했다. 하락률은 2.34%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2340조원이다.
두 종목에 55% 쏠린 코스피
코스피 9300선 돌파의 안쪽에는 반도체 쏠림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181.7%, SK하이닉스는 308.3% 올랐다.
국내 증시 전체 덩치도 빠르게 커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8천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 시총은 지난 4월 27일 처음 6천조원을 돌파한 뒤 8거래일 만인 지난달 11일 7천조원을 넘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8천조원대로 올라섰다.
상승의 축은 메모리 반도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동시에 커졌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양산 일정이 다가오면서 HBM 공급 부족도 길어지는 흐름이다.
SK하이닉스에는 별도 재료도 붙었다. 회사는 7세대 HBM인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검토 소식이 더해지며 외국인 수급 기대를 키웠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전날 하락을 단기 매물 소화로 보고 있다. 주가가 짧은 기간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이 나온 것이지, 반도체 이익 사이클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목표가 '61만전자·500만닉스'까지
목표주가도 다시 올라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대체로 43만원에서 57만원 사이로 제시했다. SK증권은 가장 높은 61만원을 제시했다. 시장에서 이른바 '61만전자'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반기보다 각각 28%, 50% 늘어날 것으로 봤다. HBM4 등 고부가 제품 출하가 본격화되고 메모리 가격 인상 흐름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범용 제품 경쟁력과 신규 주주환원정책 기대감 등을 고려할 때 메모리 반도체업계(DRAM Peer) 그룹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4배 이상 확장된 흐름에 맞춰 업종 평균 이상의 주가 재평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목표가 상향 폭은 더 크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백만원에서 5백만원으로 올렸다. SK증권은 4백만원, 미래에셋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은 380만원을 제시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275조5천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481% 증가한 수치다. 그는 "최근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강세, 베라루빈 램프업, 하이엔드 스마트폰 업체 중심의 물량 확보 경쟁으로 메모리 쇼티지 강도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격차도 목표가 조정의 근거로 제시됐다. 손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6.8배로 마이크론 11.0배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향후 ADR 상장이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신고가 이후 밀리고, SK하이닉스가 시총 2천조원을 넘기면서 반도체 랠리의 무게중심도 달라지고 있다. 다음 숫자는 코스피 9300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격차, HBM4 공급 일정, ADR 상장 검토의 구체화 여부가 될 수 있다.